KIA 제임스 네일이 지난달 24일 턱관절 고정술을 받은 후 근황을 알렸다. /사진=제임스 네일 SNS 갈무리
KIA의 제임스 네일(오른쪽)이 6일 광주 키움전에서 시구 후 한준수와 포옹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이범호 감독은 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키움 히어로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를 앞두고 "(턱관절 골절) 부상을 당하고 2주 만에 야구장으로 나오는 것이 가능한 멘털인가 싶었다"고 놀라움을 드러냈다.
다른 선수들의 턱관절 골절 사례를 보아 판단했을 때 복귀까진 최소 한 달은 필요해 보였다. 그 탓에 KIA는 네일의 수술 소식과 함께 그가 정규시즌은 뛰지 못할 것이라 전했고 포스트시즌 내 복귀도 장담하지 못했다.
KIA의 제임스 네일(왼쪽)이 6일 광주 키움전에서 시구 후 이범호 감독과 손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이어 "본인이 빨리 움직여 컨디션을 되찾고 던지고 싶다는 의지는 충분해 보인다. 너무 빨리 움직이는 게 아닌가 싶어 걱정스럽기도 하다. 그래서 움직일 때는 타자들이 방망이를 치기 전에 나가서 혹시 모를 사고(연습 타구에 맞는 것)가 나지 않도록 자제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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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일의 강한 의지는 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날 네일은 선수단에도 알리지 않은 채 깜짝 시구 이벤트를 준비했다. KIA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수술 후 네일의 개인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많은 야구팬의 응원 메시지가 전달됐다. 이에 감동한 네일이 직접 팬들에게 인사하고 싶어 구단에 요청한 행사였다. 마침 내정된 시구자도 없는 날이라 때가 맞았다.
선수단과 이범호 감독에게도 비밀이었던 네일의 등판 과정은 첩보작전을 방불케 했다. 전광판에는 시구자가 '타이거즈 찐팬'으로 소개됐다. '최강기아'라는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입은 네일은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쓴 채 시구용 차에서 내렸다.
KIA 구단이 6일 광주 키움전에서 미스테리 시구자를 소개하고 있다. 정체는 제임스 네일이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의 제임스 네일이 6일 광주 키움전에서 시구자로 나서며 전광판을 통해 팬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양 팀 팬들은 폭발적인 환호성과 박수를 보냈고 선수단 역시 크게 고무된 모습이었다. 시구 후 네일을 따뜻하게 안아준 포수 한준수는 "정말 몰랐다. 그래서 깜짝 놀랐다. 다쳐서 안타까웠는데 좀 뭉클했다"며 "그렇게 의지가 있기 때문에 빠르게 회복하고 돌아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정말 뭉클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네일은 팬들의 사랑이 먼저였다고 말한다. 네일은 시구 후 구단을 통해 "조금 긴장도 됐다. 하지만 마운드에 다시 설 수 있어서 좋았다. 팬들에게 감사함을 표현할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팬들에 대한 감사함은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이다. 외국인 선수로 KIA에 입단했지만, 지금까지 팬들이 나에게 보내준 응원은 단순한 응원 이상의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멋진 팬들과 팀 동료들이 있는 KIA에 입단하게 돼 정말 큰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하루빨리 부상을 털어내고 마운드에 설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