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24가 열린 '메세 베를린' 입구에 TCL의 광고가 걸려있다./사진=유선일 기자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이 지난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류 본부장의 말을 증명하듯 IFA 2024에서 중국 업체 활약이 두드러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IFA 메인 스폰서가 된 TCL은 행사장 입구 메인 광고판을 차지했다. TCL을 비롯해 하이얼·하이센스 등 다수 중국 업체가 대형 전시 공간을 마련해 삼성전자·LG전자와 유사한 콘셉트의 스마트 가전을 대거 선보였다.
IFA 2024 하이센스 부스/사진=유선일 기자
삼성전자·LG전자가 성숙한 기술과 세련된 전시 콘셉트로 주목을 받았다면 중국 가전업체들은 대체로 '설익었지만 도전적인' 모습으로 관람객의 발길을 끌었다.
하이얼의 다양한 가전은 전용 애플리케이션 'hOn'으로 조작할 수 있다. hOn을 켜면 자신이 보유한 하이얼의 가전제품이 모두 보인다. 식기세척기 세척 모드를 설정하거나, 오븐에서 익힌 음식을 사진으로 찍어 전송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통합 연결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연상케 했다.
하이센스도 IFA에 대형 전시관을 마련했다. 스마트 에어 케어, 스마트 세탁기 등 이름에 '스마트'를 붙인 가전이 많았다. 스마트 세탁기는 'AI 보이스 컨트롤' 기능을 갖춰 언어 명령이 가능하다. 163인치 마이크로 LED, 100인치 미니 LED, 롤러블 등 다양한 TV 제품도 전시했다. 모바일 기기로 관람객 사진을 찍어 전송하면 인물 사진을 명화로 만들어주는 캔버스TV도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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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L은 'AI'와 '친환경'을 강조한 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AI 에너지 세이빙 알고리즘'을 적용한 에어컨, 115인치 QD-미니 LED TV 등에 관람객이 몰렸다.
참가기업 60%가 중국..."유럽 시장 공략"
IFA 2024 하이얼 부스/사진=유선일 기자
IFA 참가기업 국적 통계가 이런 현실을 보여준다. IFA 2024에 참가한 기업은 총 2100여개인데 이 가운데 중국 업체가 1279개로 전체의 약 60%를 차지했다. 한국 참가기업(174개)보다 많은 것은 물론이고 행사 본거지인 독일의 기업(226개)보다도 훨씬 많은 숫자다. 행사에 참가한 주요 중국 업체를 살펴보면 △레노버(PC) △아너(모바일) △TCL(가전) △하이센스(가전) △창홍(가전) △롱시스(메모리반도체) △타임케틀(이어폰) △나르왈(로봇청소기) △드리미(로봇청소기)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울렀다.
IFA에 참석한 국내 한 가전업체 관계자는 "중국 업체가 유럽 시장 공략에 전력을 다한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소프트웨어 기술 수준까지 고려하면 아직 성숙도가 높아보이진 않지만 한국 기업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