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나라는 인재를 모으고, 어떤 나라는 인재를 내쫓는다 [PADO]

머니투데이 김동규 PADO 편집장 2024.09.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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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확보가 곧 글로벌 경쟁력

편집자주 페이팔을 공동창업하고 테슬라, 스페이스엑스를 이끌고 있는 기업가 일론 머스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입니다. 머스크가 창출해 낸 일자리와 부를 생각해보면 머스크 같은 이민자 한 명이 한 나라의 경제에 얼마나 큰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머스크 같은 인재를 100명만 유치할 수 있다면 우리 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요? 합계 출생률이 0.7 수준으로 떨어진 한국은 더더욱 글로벌 인재 유치에 발벗고 나서야 합니다. 병역 의무와 공무 담임권 같은 '국민'으로서의 의무 및 권리가 없는 '영주권'만 줘도 기업가, 발명가, 과학자는 한국에 와서 일하고 생활할 것입니다. 그들이 우리 경제에 기여한 것들은 '국민'이 함께 누릴 수가 있습니다. 국민의 자격인 시민권 또는 국적은 쉽게 나눠주지 않지만 해외 인재들에게 영주권 또는 장기 비자는 쉽게 나눠주는 UAE 두바이의 국가전략이 바로 그것입니다. 고대 아테네도 시민(국민)들은 전쟁과 정치를 하고 상공업은 영주 외국인들이 맡았습니다. 가사도우미 같은 비숙련 근로자 유치를 넘어 고도의 지식을 갖춘 숙련 근로자 등 인재를 유치하는 방향으로 이민 정책을 구상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영토 위에 어떤 사람들이 함께 살아갈지를 결정하는 정책은 그 나라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을 정도로 막중합니다. 2024년 8월 17일 발행된 이코노미스트의 이 기사는 글로벌 인재 유치가 왜 중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이들을 유치할 수 있을지 상세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어쩌면 우리가 가야할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사의 중간에 '인재들은 다른 인재들과 함께 교류하길 좋아한다'는 내용과 '이들에게 매력적인 곳이 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눈에 띕니다. 과연 서울, 대전, 대구, 부산, 광주는 충분히 매력적인 곳인지, 그리고 지방의 육성을 위해 인재들을 분산배치하려는 기존의 정책이 옳은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일론 머스크 같은 인재들이 과연 한국에서 살려고 할까요?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미국-멕시코 국경에 세워진 장벽을 따라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이민 희망자들. /사진=로이터/뉴스1미국-멕시코 국경에 세워진 장벽을 따라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이민 희망자들. /사진=로이터/뉴스1


제케 에르난데스는 걱정이었다. 12살인 아들 루카스가 2년 동안 키가 자라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아과 주치의는 루카스에게 더 많이 먹으라고 말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결국 여러 검사 끝에 다른 의사는 루카스가 소장을 손상시키는 셀리악병에 걸렸다는 진단을 내렸다. 해결책은 밀가루를 먹지 않는 것이었다.

와튼 비즈니스스쿨에서 가르치고 있는 에르난데스 교수는 이민의 주요 요소 하나를 설명하기 위해 이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의 (지금은 건강한) 아들은 미국에서 글루텐 불내증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 이탈리아 태생의 의사 알레시오 파사노에게 큰 도움을 받았다. 파사노 박사는 셀리악병이 흔한 나라(이탈리아)에서 드물다고 여겨지던 나라(미국)로 이주했다. 셀리악병 환자들에게 둘러싸여 자란 그는 미국에서 이 질환이 정말 그렇게 드문지, 아니면 단순히 진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인지 궁금했다. 2003년, 그는 획기적인 연구를 통해 셀리악병이 유럽인만큼이나 미국인에게도 발병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제는 진단과 치료가 현저하게 개선됐다.



파사노 박사와 같은 똑똑한 이민자들은 이주한 국가에 큰 혜택을 가져다준다. 하지만 많은 정부는 이들의 정착을 어렵게 만들거나 아예 내쫓아 버린다. 숙련된 이민자를 환영하는 정부조차도 이민자 유치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부 정부는 단호하게 이민자 유치를 추진해 큰 보상을 받기도 한다.

두뇌가 뛰어난 이민자들이 한 국가에 도착한다고 해서 그들이 두뇌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사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가져온다. 그들은 현지인이 모르는 것을 알고 있으며, 현지인이 이용할 수 없는 외국어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비즈니스에서 과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이민자들의 능력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에르난데스 교수는 신간 '이민에 관한 진실'에서 "이민자들은 다른 방식으로 유용하다"고 주장한다.



하버드대의 샤이 번스타인과 다른 연구자들은 이 유용성을 측정하는 독창적인 방법을 발견했다. 그들은 함께 연구하던 동료가 너무 일찍(즉 60세 이전에) 사망했을 때 과학자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조사했다. 이러한 비극은 당연히 동료를 떠나보낸 과학자들의 생산성을 떨어뜨린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이민자 동료의 죽음은 더 큰 생산성 감소를 가져다 준다. 이민자 동료를 잃은 과학자들이 이후 받은 특허의 수는 비이민자 동료를 잃은 과학자들과 비교해 거의 두 배 가까이 감소한다(17% 대 9%).

"이민자 발명가들은 외국 기술에 의존하고, 외국 발명가와 협력하고, 외국 지식 시장에서 인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경을 넘어 아이디어의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고 저자는 결론을 내린다. 이민자는 미국 인구의 14%, 발명가의 16%이며, 특허, 특허 인용 및 특허의 경제적 가치로 측정한 혁신의 23% 이상을 직접 만들어낸다고 저자들은 추정한다. 이들이 미국 출신 협력자들의 생산성을 높인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전체 혁신의 무려 36%를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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