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교 인투셀 대표 "ADC 파이프라인, 내년 1상 돌입…신규기술 확보 속도"

머니투데이 대전=홍효진 기자 2024.09.0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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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태교 인투셀 대표
삼성바이오에피스 R&D 파트너 '인투셀'
ADC 파이프라인, 연말 전임상 완료…"내년 4월 1상 IND 신청"
신규기술 2개 추가 연구…"암세포 선택성 높이고 약물 범용성 확장"

박태교 인투셀 대표가 8일 대전 인투셀 본사에서 진행된 본지와 인터뷰 후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박태교 인투셀 대표가 8일 대전 인투셀 본사에서 진행된 본지와 인터뷰 후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차세대 항암제' ADC(항체-약물 접합체)의 핵심은 링커(Linker)다. 링커는 항체와 약물을 각각 붙잡고 있는 일종의 '집게'다. 항체·약물이 링커로부터 언제·어디서 떨어지느냐에 따라 약효와 독성이 달라지는 만큼, 링커는 ADC의 주축이 되는 요소다. 특히 약물에 붙는 뒤쪽 링커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데, 국내에선 설립 9년 차 인투셀 비상장이 대표주자로 나서고 있다. 박태교 인투셀 대표는 최근 대전 인투셀 본사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우리 목표는 업계 '트레일 블레이저'(Trail Blazer·선구자)"라며 "신약 연구에 확신과 용기로 밀어붙이는 리더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 대표는 1995~2006년 LG (84,000원 ▲1,800 +2.19%)생명과학(현 LG화학 (321,500원 ▲1,000 +0.31%))에서 연구원을 지낸 뒤, 2006~2015년 리가켐바이오 (89,200원 ▲1,400 +1.59%)사이언스(구 레고켐바이오·이하 리가켐)를 김용주 현 대표와 공동창업했다. 박 대표가 ADC를 주목한 건 리가켐에 있던 2010년이다. 당시만 해도 국내에선 ADC라는 이름조차 생소하던 때였다. 수석부사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재직했던 박 대표는 ADC 개발을 진두지휘하며 현 리가켐의 기술 토대를 만든 인물로 꼽힌다.



인투셀은 박 대표가 리가켐을 나와 2015년 설립한 기업이다. 핵심 기술은 ADC 링커다. 링커는 항체를 붙이는 '앞쪽 링커'(Conjugation chemistry)와 약물을 붙이는 '뒤쪽 링커'(Cleavage chemistry)로 나뉘는데, 인투셀의 기반 기술은 개발 난도가 더 높은 뒤쪽 링커다. 앞쪽 링커의 경우 결합 안정성만 고려하면 되지만, 뒤쪽 링커는 잘 붙어 있다가 암세포에 도착하면 끊어진 뒤 약물을 방출해야 한다. '붙어있다' 적절한 때 '떨어지는' 기술인 만큼 개발이 까다롭다.

박 대표는 "약물-링커 범용기술을 가진 곳은 이전까지 미국 씨젠이 유일했는데, 아민(염기성) 계열 약물에 특화됐다는 한계가 있었다"며 "인투셀은 아민과 페놀(산성) 계열 약물 모두에 적용되는 링커 기술 '오파스'(OHPAS)로 범용성을 키운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페놀 계열은 아민 계열 대비 암세포 공격력이 높은 센 독성의 약물이 더 많다.



인투셀은 오파스와 ADC의 암세포 선택성을 높이는 PMT 기술을 기반으로, B7-H3(여러 암종에서 발현되는 단백질) 항원을 타깃하는 항체와 페놀 계열의 듀오카마이신 약물을 붙인 후보물질의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박 대표는 "관련 독성시험 데이터 1차 초안을 지난달 말 확보했고 오는 연말 최종보고서를 수령한다"며 "내년 4월쯤 국내 1상 IND(임상시험계획)를 신청, 임상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회사 수익 모델은 △ADC를 만드는 플랫폼(항체를 제외한 링커·약물) 기술이전 △파이프라인(항체 포함) 개발 후 기술이전으로 나뉜다. 인투셀은 플랫폼 기술과 관련, 2022년 12월 스위스 ADC 테라퓨틱스와 맺은 링커 플랫폼 물질이전계약(MTA)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비상장 (200원 0.00%)와 지난해 12월 맺은 ADC 개발 후보물질 공동연구 계약까지 총 2건을 체결해 진행하고 있다.

현재 회사는 오파스와 PMT, 엑사테칸 약물을 자사 기술에 최적화한 '넥사테칸'까지 총 3가지의 플랫폼 기술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최근에는 단백질 분해(Protein Degradation), 중성기능기약물(Neutral functional group) 관련 2가지 기술을 연구 중이다. 단백질 분해는 이상이 생긴 나쁜 단백질(POI·Protein Of Interest)을 구별해 이를 해체하는 작업이다. 인투셀은 이 같은 구조에 ADC를 적용, 새로운 물질을 붙여 암세포를 찾는 선택성을 높일 계획이다. 중성기능기약물적용 기술은 산성과 염기성 중간의 알코올·아미드 계열 약물에도 적용할 수 있는 범용성 확장 기술이다.


박 대표는 "인투셀 수익모델의 최대 장점은 ADC 영역에서 이용되는 약 250개의 항체 타깃에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라는 점"이라며 "동물실험에서 암종이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관해(CR)가 관찰되는 등 기술력을 내부적으로 확인했다"고 자신했다. 이어 "빅파마(대형 제약사) 여러 곳에서 자사 플랫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바이오텍은 개발 초기부터, 빅파마는 임상 데이터 확보 후 기술이전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인투셀은 지난달 26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 이르면 연내 코스닥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대표는 "보통의 바이오 기업처럼 상장 직후 반짝했다 사그라드는 모델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남들을 따라가기보다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선구자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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