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로봇청소기 '몰카' 돌변?…"우린 달라" 보안 힘주는 삼성·LG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2024.09.0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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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김지영 디자인기자/그래픽 = 김지영 디자인기자


중국산 로봇청소기 '몰카' 돌변?…"우린 달라" 보안 힘주는 삼성·LG
삼성·LG가 스마트 가전의 보안 경쟁력을 대폭 강화한다. 가전 간 연결성이 확대되면서 개인정보 보호 요구가 늘자, 독자 보안 기술을 활용해 중국 등 경쟁 제품과 차별화하겠다는 목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가전 보안 솔루션 관련 인력 채용을 늘리고, 관련 기술 확보에 나섰다. 삼성전자의 자체 보안 솔루션인 '녹스'와 LG전자의 'LG 쉴드'가 대표적으로, 적용 제품군을 확대하고 IFA 2024 등 주요 행사에서 보안 솔루션 홍보를 늘린다. 특히 프리미엄 냉장고나 로봇청소기, 세탁기 등 AI(인공지능)가 탑재된 제품의 보안 성능을 집중 강화할 계획이다.



양사가 보안에 열을 올리는 것은 스마트 가전 시장의 확대 때문이다. IoT(사물인터넷) 기술의 발달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가전이 늘었고, 맞춤형 가전이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양이 많아지면서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시장조사업체 베리파이드마켓리서치는 글로벌 스마트 가전 시장의 위협 요소로 보안을 지목하면서 "개인정보 보호가 점유율 확대의 열쇠"라고 분석했다.

우리 가전의 최대 경쟁자인 중국의 최대 약점도 보안이다.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부족하고, 대부분의 라인업이 저가형 제품에 집중돼 있어 경쟁력 있는 보안 플랫폼을 구축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중국 방방보안연구소에 따르면 중국 내 스마트 가전에 대한 하위 표준이 부족하며, 하이얼이나 메이디, 하이센스 등 대형 가전 브랜드도 제품 성능에 치우치다 보니 글로벌 표준보다 보안이 약하다.



주요 제품의 보안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도 불안감을 더한다. 지난달 미국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의 보안 컨퍼런스 'Defcon'에서도 중국산 로봇청소기와 잔디깎이의 마이크·카메라가 해킹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왔으며, 미국 사이버보안 및 인프라 보안국(CISA)은 중국 제품에 '본질적인 의문'이 있다고 보고했다. CISA에 따르면 가전 외에도 모든 중국산 제품이 개인정보 유출 위험에 노출돼 있다.

업계는 우리 가전의 최대 강점 중 하나로 보안을 지목한다. 삼성전자는 UL솔루션즈로부터 보안 분야에서 업계 최다 '다이아몬드 인증'을 획득했으며, LG전자도 국제 보안 규격을 취득하고 자체 보안 개발 프로세스 표준을 운영 중이다. 중국은 물론 북미,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도 최고 수준의 보안 성능으로, 제품은 물론 '삼성 스마트싱스'나 'LG 씽큐' 등 플랫폼 보안까지 범위를 넓혔다.

AI의 발달로 스마트 가전 시장이 지속 성장하고 있어 보안 수요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미국이나 일본, 영국, EU(유럽연합) 등 주요국도 IoT 가전 보안 기준을 강화하고 제조사에 높은 수준의 보안 역량을 요구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 가전 시장 규모는 지난해 180조원에서 2028년 309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 가전의 보안 문제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주요 시장의 인증제도가 대폭 강화되고, 소비자 요구도 엄격해질 것"이라며 "하이엔드·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보안 성능을 지속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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