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TGV 최강자' 필옵틱스, 유리기판 시장 세몰이 나섰다

머니투데이 송도(인천)=조영갑 기자 2024.09.06 08:45
글자크기

편집자주 현장에 답이 있다. 기업은 글자와 숫자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다양한 사람의 땀과 노력이 한 데 어울려 만드는 이야기를 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뿐이다. 더벨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보고서에 담지 못했던 기업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담아본다.

더벨'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디스플레이 레이저 공정 장비에서 반도체 영역으로 성장 축을 옮기고 있는 '필옵틱스 (19,610원 ▼380 -1.90%)'가 반도체 유리기판 핵심장비인 TGV 설비(제품명 : TRONADA)를 내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글로벌 유리기판 제조사향 양산 레퍼런스를 확보한 데 이어 최근 주요 글라스 공급사와 협업을 구체화하고 있어 내년 폭넓은 공급망 확대가 예상된다.



5일 인천광역시 송도신도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21회 국제PCB 및 반도체패키징산업전(KPCA SHOW 2024) 현장에서 필옵틱스의 부스를 안내한 심상원 필옵틱스 이사(반도체장비연구실 기술연구소)는 필옵틱스가 자체 개발한 TGV(글라스관통전극제조) 솔루션 'TRONADA'를 설명하면서 "상반기 유리기판 제조사에 이어 수년 간 기술협업을 진행한 글라스 제조사와의 공급 협의가 구체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조사의 법인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열린 'KPCA SHOW 2024'에는 삼성전자, LG이노텍, ㈜두산 등을 비롯해 심텍, 이오테크닉스, 태성, 삼영순화 등 유리기판 관련 완성품 제조, 설비, 소재 주요 회사들이 대거 참여해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TGV 설비로는 사실상 유일한 양산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는 필옵틱스에 대한 관심을 방증하듯 수 백명의 업계관계자, 바이어들이 필옵틱스 부스를 방문했다.



이날 필옵틱스는 전시장 내 대형부스를 내고, TGV 솔루션으로 가공한 유리기판 샘플(사진)을 바이어와 관람객들에게 공개했다. 반도체 전시회와 관련, 최초 공개다. 필옵틱스는 부스에 대형 설비인 TRONADA를 전시하는 대신 TGV 공정을 수행해 미세한 홀(via hole)을 뚫은 유리기판(510mm×515mm)과 50만개의 홀을 뚫어 만든 필옵틱스 사옥 유리 모형을 전시해 레이저 공정 기술력을 소개했다. 인근에는 관계사와의 협업을 통해 구리도금까지 한 반제품 유리기판을 전시하기도 했다.

심 이사는 "고객사가 어떠한 기판 형상과 홀 사이즈를 요구해도 대응할 수 있다는 기술적 자부심을 토대로 전시품을 배치했다"고 강조했다.

필옵틱스가 올해 개발을 완료하고, 4월 유리기판 제조사에 양산 출하한 TRONADA는 세계 최초의 유리기판 관통전극제조 양산설비다. 유리기판에 미세한 홀을 뚫어 전극 통로를 만드는 솔루션이다.


유리기판은 표면이 매끄럽고, 대형 사각형 패널로 가공성이 우수해 초미세 선폭 패키징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터포저 자체가 필요 없기 때문에 기판의 두께를 25% 가량 줄일 수 있고, 패키징 영역에서 사용되는 다른 소재 대비 저항성이 현저히 작아 소비전력을 30% 이상 줄일 수 있다. 다만 깨지는 물성 탓에 미세홀을 디펙(defect) 없이 균일하게 뚫는 게 기술력의 핵심이다.

현재 유리기판 TGV 시장의 경쟁사 유럽의 L사가 사실상 유일한데, 경쟁사 장비 대비 공정 속도, 품질(홀의 균일성) 등이 상대적으로 앞서 있다는 평가다. 특히 한 기판에 여러 가지 사이즈의 홀을 가공할 수 있는 대응력과 다양한 형상의 기판에 가공이 가능한 것도 장점으로 평가된다. 캐비티(Cavity)를 가공하는 능력도 우수하다. 기판 캐비티는 부품 접함용 홈을 말하는데, 집적도가 높은 반도체를 가공할 때 요구되는 기술이다.



심 이사는 "유리기판 제조 관련 고객사들이 요구하는 까다로운 양산 퀄(품질인증)을 모두 충족한 회사는 필옵틱스 밖에 없다"면서 "지금은 경쟁사 대비 기술적 우월성이 다소 줄었다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정 속도와 수율은 TRONADA가 월등히 앞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객사 요구 스펙에 따라 달라지는 변수는 있지만 홀 어레이(hole array) 가공에 대한 속도를 경쟁사와 비교하면 초당 속도가 약 2배 가량 앞서는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는 게 필옵틱스의 설명이다. 현존 최고 스펙이라는 이야기다.

압도적인 기술력을 토대로 필옵틱스는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글로벌 고객사향 판로를 대폭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주요 유리기판 제조사 관련 공급이 구체화되고 있어 가시적인 성과를 앞두고 있다는 전언이다. 아직 유리기판 시장 개화 전이라 매출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개화 전 시장의 밸류체인을 선점한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글로벌 유리기판 TGV 시장에서 인지도가 상승하고 있다.

심 이사는 "우리의 TGV 장비를 찾는 잠재 고객사 군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면서 "하반기에는 공정 속도를 더 높이고, 단위면적당 홀을 더 많이 뚫는 어드밴드스 장비 개발에 연구 역량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