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음식 집에서도 먹을 수 있게…'삼립호떡' 50년 인기 비결

머니투데이 유예림 기자 2024.09.07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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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10년 맞는 히트 K-푸드](16)SPC삼립 '삼립호떡' 출시 50주년

편집자주 한류 바람을 타고 K-푸드가 세계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K-푸드의 세계화는 한국에서 히트한 먹거리가 다른 나라에서도 먹힌다는 점을 증명했다. 올해로 짧게는 열살(10주년), 길게는 백살(100주년)을 맞는 'K-푸드'의 히트상품을 찾아 소개한다.

/사진=SPC삼립 홈페이지 갈무리/사진=SPC삼립 홈페이지 갈무리


겨울철 대표 길거리 음식을 제품화해서 장수 브랜드로 자리 잡은 빵이 있다. SPC삼립이 1974년 1월 선보인 '삼립호떡'이다. 삼립호떡은 이젠 국내 간식을 넘어 해외로도 무대를 넓히고 있다.

올해 출시 50주년을 맞은 삼립호떡은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의 SPC삼립 공장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당시 길거리 음식으로 즐겼던 호떡을 오븐으로 만들어 집에서도 먹을 수 있는 간편식으로 탈바꿈한 첫 사례였다.



삼립호떡은 출시하자마자 인기를 끌었다. 당시 판매 가격 50원이던 삼립호떡의 생산을 위해 공장의 모든 라인이 24시간 내내 돌아갔을 정도다. 70개를 담을 수 있는 상자 1만2000개가 매일 품절됐다. 하루 평균 약 84만개가 팔린 셈이다.

삼립호떡은 파는 그대로 먹어도 되고 프라이팬이나 토스터에 따뜻하게 데워 먹어도 맛이 좋은 빵의 상징적인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어떤 방법으로 먹어도 맛을 유지하기 위해 시행착오도 겪었다. 개발 당시 오븐에서 나온 호떡을 납작하게 눌러 모양을 내는 과정에선 철판 재질이 좋지 않아 철판이 휘어져 버리기도 했다. 또 오븐에서 나온 호떡을 얼마나 눌러야 하는지 적절한 시간을 찾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1년여의 개발 과정을 거친 뒤 탄생한 삼립호떡은 SPC삼립의 대표적인 장수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먼저 나온 '크림빵(1964년)', '삼립호빵(1971년)', '보름달빵(1976년)'과 함께 제빵 명가 SPC삼립의 계보를 잇는 제품이 됐다. 지난해 매출 순위로 따지면 삼립호떡은 삼립호빵에 이어 2위에 올랐다.
SPC삼립이 2021년 출시한 '호떡 콰트로 치즈 브레드'./사진제공=SPC삼립SPC삼립이 2021년 출시한 '호떡 콰트로 치즈 브레드'./사진제공=SPC삼립
SPC삼립은 삼립호떡을 '미니꿀호떡', '밤꿀호떡', '옥수수꿀호떡', '씨앗꿀호떡' 등 여러 버전으로 변주해 선보였다. 2021년에 크림치즈를 활용해 만든 '호떡 콰트로 치즈 브레드'는 출시 3개월 만에 100만개가 팔렸다. 이는 다른 신제품과 비교해 2배 이상 많은 판매량이다. 최근에는 삼립호떡을 샌드위치, 타코, 와플로 만드는 법, 아이스크림, 초콜릿과 곁들여 먹는 법 등 다양한 조리법이 SNS에서 공유되면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삼립호떡은 2015년부터 해외에도 진출했다. K푸드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기준 30개국으로 수출을 확대했다. 최근에는 예능 프로그램 '서진이네2'에 PPL(간접광고)을 진행하며 현지에 제품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아이슬란드에서 운영하는 식당에서 삼립호떡과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조화를 이룬 디저트 메뉴를 판매했다. 방송에 나온 레시피를 바탕으로 한 신제품도 선보였다. 카라멜 드리즐과 아몬드 정과를 뿌린 '꿀호떡 샌드'. 바닐라 크림과 꿀을 넣은 '바닐라크림 꿀호떡', 이천 쌀 커스터드를 넣은 '쌀커스터드 호떡' 등 3종이다.

SPC삼립은 "호떡, 약과 등 한국 시장에서 자리 잡은 상품을 중심으로 맛을 유지하기보단 현지화한 제품을 선두로 해외 시장을 확대하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며 "한국의 전통 간식 호떡은 해외 젊은 소비자에게 인기가 높아 K디저트 트렌드를 전 세계에 소개하는 좋은 사례가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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