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문제만 아니다"…텔레그램 '불법 OTT' 여전히 활개

머니투데이 김승한 기자 2024.09.05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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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티비, 최근 텔레그램 계정 오픈
"우회 경로 안내 등 용도로 쓰일 듯"

후후티비 메인. /사진=홈페이지 캡처후후티비 메인. /사진=홈페이지 캡처


최근 딥페이크(이미지합성) 합성음란물, 불법촬영물 등이 텔레그램을 통해 확산하며 사회적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불법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유통 통로로 텔레그램이 여전히 활용되며 논란이 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불법 동영상 사이트 '후후티비'는 지난 2일 '후후티비[광고 문의]' 채널을 개설해 광고주를 모집중이다. 이어 3일에는 '후후티비(HOOHOO TV)'라는 공식 텔레그램 계정도 만들었다.



그간 '누누티비' 등 불법 OTT는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사이트 주소 및 우회 접속 링크를 공유했다. 이에 따라 후후티비 텔레그램 계정 역시 이와 동일한 방식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이밖에 '티비몬' '아이씨유' '티비위키' 등 불법 OTT 텔레그램 계정도 여전히 삭제되지 않고 운영되고 있다.

그간 정부는 사이트 차단 등을 통해 불법 OTT를 제재했지만, 이를 조롱이라도 하듯 현재도 보란 듯이 운영 중이다. 후후티비, 티비몬, 티비위키가 대표적이다. 후후티비 첫 화면에는 지난 7월 개봉한 '데드풀과 울버린'을 비롯해 '크로스'(넷플릭스), '인사이드 아웃2'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등 최신 콘텐츠가 제공된다. 여기에 최신 영화와 스포츠, 다큐멘터리, 예능까지 서비스된다. 지난 3일에는 공지를 통해 "한국 정부가 수시로 차단하는 관계로 최신 주소를 안내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후후티비 공지사항. /사진=홈페이지 캡처후후티비 공지사항. /사진=홈페이지 캡처
문제는 다른 불법 사이트와 달리 후후티비는 성인 콘텐츠도 제공한다는 점이다. 시청을 위해 별도의 성인 인증, 회원가입 절차가 필요 없어 미성년자에게 주의가 요구된다. 또 사이트에는 각종 도박 광고도 게재돼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업계는 불법 OTT 텔레그램 계정의 삭제 조치는 쉽지 않다고 본다. 사용자 추적을 위해선 본사 협조가 필요한데, 보안성과 익명성이라는 명목하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서버가 해외에 있어 자체 추적도 힘들다. 업계 한 관계자는 "텔레그램 서버가 해외(위치도 모름)에 있고, 본사에서 협조도 안 해준다"며 "이 같은 특성 때문에 텔레그램이 각종 불법 및 범죄 용도로 활용되면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불법 OTT 사이트 자체를 근절하기도 어렵다. 정부는 불법 사이트 증식을 막기 위해 수시로 사이트를 차단하고 상시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하지만 대부분 불법 사이트 역시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완벽한 근절이 어려운 상태다. 단속이 쉽지 않은 데다 서버 자체를 압수할 수 없다 보니, 현재로선 모니터링과 사이트 차단 조치밖에 방도가 없다.


운영자를 검거하거나 처벌도 쉽지 않다. 이에 따라 '해외에 서버를 두면 처벌받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최근 생겨나는 모방 사이트들도 이 운영 방식을 따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측이 계속 모니터링하고 사이트 차단 등 지속적인 대처를 하지만, 서버 위치를 숨겨놓고 우회 사이트를 지속해서 만드는 식으로 운영하다 보니 사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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