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법안도 없는데… 먼저 출발한 STO 관련주 오락가락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24.09.05 16:04
글자크기
블록체인의 핵심 기술인 분산원장이 활용되는 STO. /사진=Pixabay.블록체인의 핵심 기술인 분산원장이 활용되는 STO. /사진=Pixabay.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토큰증권 발행(STO, Security Token Offering) 제도화 법안이 재발의된다는 소식에 STO 관련주의 변동성이 높아졌다. 이번 주 들어 상승세가 이어졌다가 대부분 종목이 하락 마감했다. 다만 입법 절차가 언제 시작될지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투심이 지나치게 빠르게 반응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코스닥에서 서울옥션 (6,620원 ▼60 -0.90%)은 전날보다 2%(150원) 오른 766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갤럭시아머니트리 (8,450원 ▲490 +6.16%)갤럭시아에스엠 (2,640원 ▲25 +0.96%), 케이옥션 (4,080원 ▲10 +0.25%)은 5.4%, 2.8%, 2.3%씩 떨어졌다.



이번 주 들어 STO 관련주는 급등했다. 전날까지 갤럭시아에스엠이 40% 상승한 가운데 케이옥션 37%, 갤럭시아머니트리 25%, 서울옥션 17%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자결제 업체인 갤럭시아머니트리는 STO 플랫폼 신사업을 추진 중이며, 케이옥션과 서울옥션은 각각 미술품 조각투자 자회사 투게더아트와 서울옥션블루를 뒀다. 갤럭시아에스엠은 갤럭시아머니트리의 최대주주다.



STO 법안 재발의 소식 호재로 작용
이들 기업의 주가를 끌어올린 원동력은 STO 제도화 법안이 재발의된다는 소식이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조만간 STO의 법적 기반을 신설하는 전자증권법 개정안과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전날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국핀테크산업협회와 함께 국회 토론회를 열어 업계 의견을 청취했다.

아직 법안도 없는데… 먼저 출발한 STO 관련주 오락가락
두 법안은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2월 발표한 '토큰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 방안' 시행을 위한 내용이다. 21대 국회에서 윤창현 전 국민의힘이 의원이 발의했는데, 제대로 법안 심사조차 못한 채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전자증권법 개정안은 STO(토큰증권 발행)에 활용되는 핵심 기술인 분산원장 정의와 규율 근거를 신설하고,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등록제를 신설하는 내용이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에는 투자계약증권 유통 규율 근거와 토큰증권 거래를 위한 장외거래중개업자 인가를 만드는 조항을 담았다.

STO 제도화를 주도했던 윤 전 의원이 코스콤 사장으로 취임한 점 역시 호재로 작용했다. 코스콤은 지난해부터 토큰증권 공동 플랫폼을 개발 중인데, 윤 전 의원의 합류로 해당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키움증권과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IBK투자증권, BNK투자증권 등이 코스콤 플랫폼에 합류 의사를 밝힌 상태다.



수혜 따지기엔 시기상조… 입법 절차 개시 미지수
다만 여전히 STO 제도화를 장담하기 어려워 관련주 수혜를 논하기엔 시기상조다. 아직 법안 발의가 이뤄지지 않아 세법 개정이 주요하게 다뤄질 9월 정기국회 상정 여부조차 불투명하다. 여야 원내지도부가 민생 현안에 올린 사안도 아니다. 9월 국회, 국정감사, 정부 예산안 심사로 이어지는 국회 일정을 고려하면 연내 법안 심사가 시작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별다른 여야 이견이 없음에도 법안 심사를 진행하지 못한 21대 국회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

한국거래소가 올해 상반기 중 개시하려던 토큰증권 거래 시장은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금융위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혁금) 신규 지정을 받아 올해 4월 시스템 개발을 완료했으나, 제도화 무산으로 시장 활성화가 이뤄지기도 전에 침체 국면에 빠졌기 때문이다.

STO 제도화 기대감이 무너지면서 관련주 주가가 폭락했던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최근 상승세에도 케이옥션과 서울옥션, 갤럭시아머니트 주가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30%, 28%, 21%씩 떨어졌다. 지난해 말부터 미술품 투자계약증권 발행과 제도화 기대감에 주가가 폭등했다가 흥행 실패와 제도화 무산으로 폭락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