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만에 주가 53% 훌쩍…"미국 진출" 소식에 설레는 K바이오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4.09.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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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조 시장 '꿈의 무대'
SK바이오팜·유한양행…'진출=급등' 공식 입증
'허가 앞둔 HK이노엔 HLB 등 상승 기대감

두달 만에 주가 53% 훌쩍…"미국 진출" 소식에 설레는 K바이오


미국 시장 관련 호재를 기반으로 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가치상승이 두드러진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 내 신약허가와 판매호조 등이 배경이다. 이에 미국 시장에서 대형성과가 가시권에 진입한 HK이노엔과 HLB에 대한 기대감 역시 높아진다.

4일 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과 HLB는 하반기 들어 두 달 새 주가가 28.0%, 53.5% 상승했다. 각 사 대표 신약의 미국 시장진출에 대한 기대감 반영이 배경으로 이달 들어서도 상승폭 반납 없이 유사한 수준의 주가를 유지한다.



HK이노엔은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정'의 판매호조 속에 미국 시장진출 가시화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됐다. 케이캡은 기존 PPI(Proton Pump Inhibitors) 계열 제제와 달리 복용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흡수가 빠른 것이 장점인 P-CAB(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 기반 치료제로 2019년 출시된 국산신약 30호다. 지난해 국내 원외처방액 1000억원을 돌파하며 국산신약 중 최단기간 대형품목으로 성장했다.올 상반기 전체 매출의 20.6%를 차지하는 품목으로 완제·기술수출을 통해 46개국에 진출, 중국을 포함한 9개국에 출시됐다.

미국은 중국과 함께 초대형 시장으로 꼽히는 국가로 양국이 전체 시장의 30% 이상 차지한다. 미국 시장규모는 약 3조7000억원으로 6000억원인 국내의 6배가 넘는다.



케이캡은 2021년 12월 미국 소화기의약품 전문기업 세벨라의 자회사 브레인트리래보라토리스와 미국·캐나다 시장을 대상으로 기술수출됐다. 개발사 HK이노엔이 계약금과 임상·허가, 매출단계별 기술료를 수령하고 허가 이후 매출에 따른 별도 로열티를 15년 동안 받는 계약이다. 원료는 HK이노엔이 공급한다.

현재 미국에선 지난 4월 비미란성 식도염 대상 임상3상 종료 후 데이터 정리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내 결과발표 후 내년에 허가신청이 예상된다. 또다른 적응증인 미란성 식도염의 경우 내년 초 임상3상 종료가 예상된다. 특히 케이캡에 앞서 미국에 출시된 P-CAB 제제의 판매호조도 전망을 밝히는 요소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최초로 진출한 P-CAB 제제 '보퀘즈나'가 2분기에 전분기 대비 283% 증가한 매출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점은 케이캡의 미국 매출액에 대한 눈높이를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HLB는 최근 들어 미국 시장 관련 기대감을 동력으로 한 주가 변동성을 가장 잘 보여준 사례다. 이 회사는 올해 5월로 예상되던 항암신약 '리보세라닙'의 미국 허가 기대감에 지난해 10월 3만원 수준이던 주가가 지난 3월 12만원을 넘어섰다. 5월 역시 10만원을 웃돈 주가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보완요청에 급락하며 불과 이틀 만에 반 토막 수준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보완요청 배경이 약물문제가 아닌 병용파트너인 중국 항서제약의 제조품질 관리문제인 데다 빠른 보완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에 하반기 들어 급속도로 회복에 성공했다. 항서제약은 이달 중 보완서류 제출을 자신했다.

전세계 의약품 시장의 40%가량 차지하는 미국 시장은 신약개발사에 '꿈의 무대'로 꼽힌다. 대표 사례가 유한양행과 SK바이오팜이다.
유한양행은 지난달 20일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미국 허가 이후 불과 8거래일 만에 주가가 50%나 상승했다. 7~8월 상승률은 74.3%에 달했다.



SK바이오팜 역시 국내사로는 최초로 후보물질 발굴부터 미국 허가까지 직접 수행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현지판매 호조에 같은 기간 48.4%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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