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도, 2차전지도 흔들' 단기자금·시장지수 ETF에 돈 몰린다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24.09.0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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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달간 ETF 자금 유입 순위/그래픽=이지혜최근 한달간 ETF 자금 유입 순위/그래픽=이지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AI(인공지능) 반도체, 2차전지 등 증시 주도주 역할을 했던 테마가 부진에 빠지면서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도 단기자금, 채권 등 안정적인 투자처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최근 한 달새 1000억원 이상 자금이 유입된 ETF 가운데 다수가 단기자금, 채권, 시장 지수 ETF가 차지했다. 뚜렷한 주도주가 부재한 상황에서 이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자금 유입이 가장 많았던 ETF는 KODEX 머니마켓액티브 (100,500원 ▲50 +0.05%)로 77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지난달 6일 주식시장에 상장한 KODEX 머니마켓액티브는 초단기 채권과 CP(기업어음)에 투자해 기존 MMF(머니마켓펀드)보다 유연한 운용을 하는 단기자금형 ETF다.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 단기자금 운용 수요가 몰리며 상장 한 달 여만에 순자산이 9700억원으로 1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이어 시장 대표지수인 KODEX 200 (34,490원 ▲75 +0.22%)은 36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고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1,048,455원 ▲215 +0.02%), RISE 머니마켓액티브 (52,920원 ▲10 +0.02%)에도 2400억원, 22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이밖에 TIGER 미국S&P500 (18,550원 ▼25 -0.13%), KODEX 미국 S&P500TR 등 미국 대표지수 ETF와 TIGER 미국30년국채프리미엄액티브(H), PLUS 국고채30년액티브 등 장기채 상품도 자금 유입 상위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올 상반기 주식 테마형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였던 것과 뚜렷하게 비교된다. 올 상반기(1월2일~6월30일) ETF 시장에서 순자산 증가가 가장 많았던 종목 역시 단기자금 ETF인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이었지만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3위, 1조2000억원), TIGER 미국테크TOP10INDXX(6위, 1조원) 등도 순위권을 차지했었다.



최근 들어 뚜렷한 주도주가 없는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자금을 유치하는 수요가 증가하고 채권 등 안전자산이 주목받는 셈이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 경계감이 여전해 기술주보다 부동산, 인프라, 배당 등 방어주와 채권 등으로 수급이 몰렸다"며 "ETF 수급이 전반적 모멘텀이 둔화된 상황에서 보수적 유형으로 로테이션이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호재보다는 악재 영향이 더 크게 반영되는 불안정한 상황에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8월 초 급락장 이후 횡보 흐름을 보였던 증시는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재차 부각되면서 다시 흔들리고 있다. 미국 ISM 제조업지수가 예상치를 하회한데다 엔비디아 급락으로 국내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큰 하락세를 보였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제조업 지표 부진에 이어 고용보고서 부담이 이어지며 투심이 위축되고 있다"며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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