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바이오텍 파이프라인 개발 중단 및 임상계획 변경 사례.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신약 개발 기업은 자사의 일부 파이프라인 개발을 중단하거나 기존 임상 계획을 수정하고 있다. 가장 최근 에이비엘바이오 (29,550원 ▲250 +0.85%)는 지난 5월 임상 1상을 완료한 자사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 'ABL501'의 후속 개발을 중단했다. 임상 1상 완료 후 내부적으로 후속 임상 개발을 논의한 결과 ABL501의 우선순위가 조정되면서 개발을 잠정 유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내부 전략 변화 및 글로벌 상황에 따른 후속 임상 개발 추진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다.
앞서 보로노이 (80,700원 0.00%)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한 진행성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VRN110755'(VRN11)의 1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 신청을 자진 취하했다. 보로노이는 국내와 대만 임상 1a상에서 최적의 약효용량까지 증량한 이후 미국에서 임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FDA가 권고한 1a상 용량군(Cohort)이 한국·대만보다 많아 한국·대만 규제 당국이 결정한 용량군으로 진행, 임상에 속도를 내겠단 설명이다. 메드팩토 (6,270원 ▲20 +0.32%)의 경우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자사 '백토서팁'과 머크(MSD)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의 국내 병용 임상 2상을 조기 종료했다. 회사는 사업 전략상 개발 효율을 높이고자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로 개발 중인 백토서팁과 아스트라제네카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와 병용 임상에 집중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바이오산업 특성상 파이프라인 재정비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 신약 개발사 임상 관계자는 "글로벌 바이오 업체도 파이프라인 자체에 문제가 없지만 투자 효율성을 따져 임상을 중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특히 바이오텍의 경우 임상·후보물질 발굴 등에 투입할 수 있는 비용이 제한적이다. 당장 파이프라인 수를 늘리거나 임상 단계를 확장하기보다 주요 물질에 집중하는 게 수익성 측면에선 더 낫다고 판단하는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