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국어, 작년 수능·올해 6월모평 보다 쉽게 출제"..변별력 문항은?

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2024.09.04 11:00
글자크기

입시업계 "최상위권 변별력 낮아질 수도"

윤윤구(한양대 사대부고, 왼쪽), 한병훈(천안중앙고) EBS 현장교사단이 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 국어영역의 출제경향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사진=강종민윤윤구(한양대 사대부고, 왼쪽), 한병훈(천안중앙고) EBS 현장교사단이 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 국어영역의 출제경향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사진=강종민


오늘(4일) 치러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월 모의평가는 '불수능'으로 꼽힌 지난해 수능과 올해 6월 모의평가보다 난이도가 낮아진 것으로 평가됐다.

EBS 국어 대표 강사인 한병훈 천안 중앙고 교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9월 모의평가 국어영역 출제 경향 브리핑에서 "전체적인 난이도는 2024학년도 수능, 올해 6월 모의평가보다 쉬운 편이었다"며 "지난해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거나 살짝 쉬운 편"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수능 국어 영역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50점으로 역대 가장 어려운 시험으로 통했고, 올해 6월 모의평가 역시 표준점수 최고점이 148점을 기록해 만만치 않았다. 통상 수험가에서는 표준점수가 140점대 중반 이상을 넘어가면 상대적으로 어려운 시험이라고 평가한다.

한 교사는 "지문 정보를 명시적으로 제시하고 지문 정보와 문항 선지를 명확하게 대응시켜 수험생들의 시간 부족 어려움을 경감시켰다"며 "공교육을 통해 학습한 기본적 독해 능력만으로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모의평가였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킬러(초고난도)문항은 배제됐다는 설명이다.



변별력이 높은 문항으로는 공통과목(독서·문학)에서 블록체인의 기술적 특성을 설명한 과학·기술 지문을 읽고 구체적 사례에 적용할 수 있는지 묻는 11번과, 영화에 대한 '바쟁의 관점'과 '정신분석학적 관점'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문항에 제시된 학생의 영화 감상문을 분석하는 16번이 꼽혔다. 또 EBS 연계교재에 포함되지 않은 현대시를 읽고 시구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지 묻는 25번 역시 수험생들에게는 어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선택과목인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에서는 품사의 통용에 대한 이해를 묻는 '언어와 매체' 35번, 학생 대화와 문항에서 제시된 '참여 후기'를 고려해 학생 소감문에 반영된 내용의 적절성을 묻는 '화법과 작문' 40번이 수험생들이 까다로울 것으로 분석됐다.

입시업계의 평도 EBS와 다르지 않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국어는 킬러문항 배제 기조 이후 가장 쉽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며 "독서, 문학, 선택과목 3파트 모두 어렵게 출제된 지난 6월 모평보다 쉽게 출제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상위권 변별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임 대표는 "최상위권대에서는 변별력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도 예상된다"며 "특정해서 고난도 문제가 없기 때문에 만점자도 지난해 본수능 64명(0.01%), 6월 모평 83명(0.02%)보다 많아질 것으로 추정된다"고 예상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45,550원 ▼400 -0.87%) 입시전략연구소장은 "9월 모의평가 국어영역은 지난 6월 모의평가에 비해서도 다소 평이하게 출제됐다"며 "독서의 경우 지문 길이는 다소 길어졌으나 정보량이 적고 친절한 문장들로 구성됐고 문학의 경우에도 선지의 길이가 짧아져 큰 어려움 없이 정답을 도출할 수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수능 국어영역은 적정 난이도를 유지하면서도 변별력은 확실히 갖춘 형태의 문제가 출제되고 있다"며 "광범위한 배경지식이나 고차원적 사고력이 필요하다기보다는 지문에 제시된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한 후 이를 토대로 선지를 아주 꼼꼼하게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조언했다.



한교사는 변별력 약화 우려에 "시험 난이도는 전체적으로 쉬운 게 맞긴 하지만 어려운 문항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특히 독서 11번, 16번 등은 단선적인 정보 파악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여러 정보를 연계 사고해야만 풀 수 있어서 상위권을 고려한 문제 안배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6월과 9월 모의평 간 난이도 간극이 나타나 수험생들이 혼란스러울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모의평가는 난이도가 목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며 "난이도가 다르다고 걱정하거나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두 번의 시험에서 평가원이 말해주고 있는 시그널을 읽어내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두 시험의 공통점은 신유형이 없었다는 것과 지문 난이도에 따른 연계밀도 차이가 있었다는 점"이라며 "학생들의 배경지식이라는 독해의 간접요인을 연계교재를 통해 공정화시키고 순수한 독해력 평가하겠다는 평가원의 의지"라고 덧붙였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