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 이어지면 세계 실질소득 5% 감소"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24.09.0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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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프 오싸 WTO 수석이코노미스트/사진제공= KDI랄프 오싸 WTO 수석이코노미스트/사진제공= KDI


미중 갈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세계무역의 분절화가 이어진다면 세계 경제의 실질 소득이 약 5% 감소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랄프 오싸(Ralph Ossa) WTO(세계무역기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4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4년 G20 세계경제와 금융안정 컨퍼런스' 기자회견에서 "구조적 측면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교역이 분절화된다는 것이 세계경제의 위험요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같은 지정학적 분절화가 지속될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세계경제에서 실제 소득이 약 5% 감소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대선 결과가 세계무역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대선 결과를 예측할 순 없지만 이미 지정학적인 영향으로 전세계 무역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 중국 사이 교역의 증가속도는 제3국가와의 증가속도에 비해 이미 30% 가량 더 낮은 속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변화는 미국과 중국 문제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지정학적 분열을 통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공약대로 관세 인상이 이뤄진다면 우리나라의 수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질문에는 "한국은 미국과 중국의 중요한 교역파트너인 만큼 우려는 이해가 되지만 기회는 존재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많은 국가들이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으로 다변화하고 있는데 한국도 그 국가들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은 중국 외에 다른 국가에도 생산 기지를 확보해 공급망 위험을 분산하는 전략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디지털 관련 서비스 산업 교역이 늘어나면서 무역구조가 다변화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오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몇년 사이 한국의 무역에서는 제조업뿐 아니라 디지털 서비스 분야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며 "디지털 방식으로 제공되는 서비스가 코로나19(COVID-19) 이전과 비교해서 두 배 가까이 교역이 증가했다"며 "한국의 경제 무역 구조가 다변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공급방 재편이 동맹국 위주로 재편되면서 우리나라의 경제 하방압력으로 작용한다는 것과 관련해서는 개방적인 다자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규칙 기반의 개방적인 다자무역은 공급망 충격이 어디에서 발생할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외부의 여러 교역 상대를 둔다는 점에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펜데믹 상황을 돌이켜보면 락다운(도시봉쇄) 조치가 이뤄지고 난 이후에도 세계 교역의 4분의 3정도는 빠른 속도로 회복됐다"며 "개방적 다자무역질서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예"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유럽의 경제 상황이 세계경제에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4월 전망치를 보면 유럽의 판매규모는 올해 2.6%, 내년 3.3% 성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다음달 전망치가 수정될 때는 수치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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