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 벽은 타일 공식 깨졌다"...3시간에 공사 끝 '판넬' 시공 늘어

머니투데이 김성진 기자 2024.09.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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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 "타일보다 시공 많아"

한샘 판넬바스 솔트화이트./사진제공=한샘.한샘 판넬바스 솔트화이트./사진제공=한샘.


보통 타일로 시공하던 욕실 벽을 '판넬(패널)'이 채워가고 있다. 판넬은 타일보다 디자인이 뒤쳐진다는 점이 단점이지만 시공 시간이 짧고, 곰팡이 발생도 적은 점 등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뺏었다.

한샘 관계자는 7일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할 수 없지만 (욕실 벽의) 타일보다 판넬의 시공 비중이 더 크다"고 밝혔다. '욕실엔 타일'이라는 공식에 균열이 생긴 양상이다.



욕실 벽의 판넬은 탄산칼슘(석회) 보드에 PP(폴리프로필렌) 시트를 부착하고 표면에 UV(자외선) 코팅을 하거나 유리와 탄소섬유를 혼합한 복합 플라스틱(FRP) 소재로 만든다. 어느 방식이든 표면에 소재 특성상 곰팡이가 슬지 않고 물때도 잘 끼지 않는다.

기존의 타일은 여러장을 이어붙이는 탓에 타일 사이의 이음매에 곰팡이나 때가 잘 끼지만 판넬은 하나의 거대한 판이기 때문에 이음매가 없어 이런 걱정이 덜하다. 판넬의 가장자리도 설계상 옆의 판넬과 맞아떨어지거나 몰딩을 해 곰팡이가 잘 끼지 않는다.



무엇보다 판넬의 장점은 '시공 편의'다. 타일은 전에 붙어있던 타일들을 전부 탈착한 후 시공해야 해 3~5일이 걸린다. 판넬은 타일 위에 '덧방'할 수 있어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38평형 아파트의 경우 짧게는 3시간이면 시공할 수 있다. 분진과 소음도 덜하다.

거친 솔로 청소하면 표면 깨질수도
하지만 판넬이 타일보다 디자인적으로는 뒤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기능성 첨가제를 혼합해 자연 소재의 무늬와 질감을 구현하는 식으로 발전해왔지만, 손으로 표면에 직접 그림을 그린 뒤 실크스크린 방식으로 무늬를 찍어낸 후 3D 프린터로 높은 품질의 인쇄를 하는 타일에 비하면 심미적 요소가 덜하다는 것이다.

또 분필과 같은 탄산칼슘 재질이라 도자기질인 타일에 비해 내구성도 약하다. 독한 락스를 사용하거나 거친 청소도구로 청소하면 표면이 손상될 수 있어 물과 중성세제를 부드러운 스펀지나 천에 묻혀 청소해야 하고 빌라 등에 창문과 맞닿은 화장실이라면 외부의 기온 차이 때문에 판넬을 벽에 붙인 본드가 약해질 수 있다.


또 원래 붙어있던 타일이 습기 때문에 들떠 있으면 탈착한 후 시멘트벽에 방수석고 등을 덧대야 해 시공 기간이 3~4일로 길어지고, 비용도 타일 시공보다 커질 수 있다. 한 시공업자는 "10집 중 8집은 덧방, 나머지 2집 정도는 전체 탈착을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광주광역시의 모 인테리어 시공업자는 "욕실벽엔 타일을 써야 한다지만, 요즘 판넬 제품들이 많이 좋아졌다"면서도 "아직 집마다 시공이 늘어나는 단계라 단점과 부작용을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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