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과잉 부른 중국 태양광, 곧 바닥? "가격 올린다"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2024.09.0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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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과잉을 야기한 중국 태양광 산업이 조만간 저점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코로나19 이후 태양광 수요 증가에 중국 기업들이 생산시설을 공격적으로 확충하면서 전 세계 태양광 산업은 공급과잉 상태에 빠졌고, 중국 기업들 역시 적자 폭이 확대된 바 있다.

/사진=블룸버그/사진=블룸버그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태양광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대규모 적자를 보였지만, 업계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공급과잉 완화를 뜻하는 징후가 보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6대 태양광업체들은 상반기에만 총 145억위안(약 2조7300억원) 넘는 적자를 공시했다. 이중 최대 태양광업체인 론지 솔라가 52억위안(약 98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수년간 중국 태양광기업의 공장 건설 열풍으로 과잉생산이 발행하고 태양광 제품 가격이 사상 최저치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태양광 기업들의 재무상황 악화로 공장 폐쇄 소식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으며, 모간스탠리는 태양광 장비 가격이 이미 바닥을 쳤다고 분석했다. 트리나 천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중국 태양광 산업은 하락 사이클의 마지막 단계로 접어들고 있으며 2025년 중 바닥을 찍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가격 인상 움직임도 나타났다. 중국 신경보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론지 솔라는 N형 G10L 웨이퍼와 N형 G12R 웨이퍼 가격을 각각 1.15위안과 1.3위안으로 약 4~4.5% 인상하면서 "업계를 저가 경쟁의 수렁에서 꺼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중국 2위 태양광 웨이퍼 제조업체인 TCL중환도 3종류의 태양광 웨이퍼 가격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와트당 태양광 패널 가격/그래픽=김지영와트당 태양광 패널 가격/그래픽=김지영
컨설팅 업체 트리비움 차이나의 코시모 리스 애널리스트는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현재 가격은 '대형 업체들도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상당히 고통스러운 한 해가 될 것이며 (과잉)생산 능력이 해소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태양광 산업은 2021년 코로나 팬데믹 안정과 기후 변화 이슈로 태양광 패널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이 상승하자 대규모 확장에 나섰다. 그 결과는 대규모 공급과잉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은 2년 만에 두 배 이상인 1154기가와트(GW)로 늘었다. 반면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태양광 수요는 593GW에 불과하다.


전 세계 생산의 약 80%를 차지하는 중국 태양광 산업의 건전성은 전 세계적인 기후 변화 대응에서도 중요하다. 블룸버그는 중국 태양광 산업의 역경은 빠르게 성장하는 에너지 전환 분야에서 생산과 수요를 맞추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보여준다고 전했다.

 태양광 모듈 제품을 검사 중인 론지솔라 직원/사진=블룸버그 태양광 모듈 제품을 검사 중인 론지솔라 직원/사진=블룸버그
여기에 미국·유럽연합(EU)과의 무역갈등도 중국 태양광 기업들의 상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중국 태양광 제품의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상향할 계획이다. 미국은 중국 태양광 기업들이 동남아 공장으로 우회해서 생산한 태양광 제품에 대해서도 관세부과를 추진하고 있다. EU 역시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나섰다. 7월부터 시작된 EU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상계 관세 부과는 중국과 돼지고기, 유제품 및 브랜디를 둘러싼 무역갈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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