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그러나 그러한 평가를 불식시키며 가만히 드라마를 들여다보게 만드는 얼굴이 있다. 바로 배우 정해인이다. 말간 얼굴로 해사하게 미소 짓는 그는 순하고 착한 드라마를 그 자체로 인정하게 만든다. 현재 방영 중인 tvN ‘엄마 친구 아들’(극본 신하은, 연출 유제원)이 그야말로 슴슴한 맛으로 승부를 보고 있는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게 정해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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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대한민국 건축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젊은 건축사 캐릭터로 등장하는 정해인은 사실 안 그래도 엄친아 이미지를 물씬 풍긴다. 부모님 두 분이 모두 의사라는 사실이 많이 알려져서도 그럴 것이다. 그의 최강점이라면 마냥 순할 것 같은 티 없이 깨끗하고 맑은 얼굴이다. 순수한 마스크 뒤에 숨겨둔 남성미를 폭발하는 반전 매력도 빠뜨릴 수 없다. ‘설강화’(2021)와 ‘커넥트’(2022) 등에서 공개된 그의 성난 근육은 치명적인 매력으로 팬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됐다.
이번 드라마에서도다. 극중 여러 차례의 과거 회상 장면에서 고등학교 교복 차림이 나오는 정해인은 30대라는 사실을 무색하게 하는 소년미로 화면을 압도한다. 또한, 수영 국가대표로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있던 서사를 가진 인물이어서 수영대회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면서는 조각 같은 상반신을 공개해 시선을 강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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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정해인은 담백하고 자연스러운 연기로 놀라운 흡인력을 보여주며 곳곳의 연기 디테일들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그러한 섬세한 반짝임들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곧장 로맨스로 달려가게 한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2018)와 ‘봄밤’(2019) 등으로 로맨스 장인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그가 다시 한번 장기를 발휘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모범적이고 올곧은 바른생활맨이나 수줍은 순둥이 캐릭터로 주목받아온 정해인이 여사친 석류에게 육두문자를 남발하는 캐릭터로 등장한다는 점에서도 신선하다. 예의 바르고 다정한 말만 할 줄만 알았던 정해인이 펼치는 쌍욕 연기가 팬들에게는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라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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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단번에 “‘엄마 친구 아들’은 정해인이 다했다”는 평이 나올 정도다. 16부작을 예정한 드라마라 앞으로 정해인이 더 많은 활약을 보여주길 기대가 높아지는 중이기도 하다. 석류를 맴돌던 승효의 숨겨진 사랑이 어떻게 폭발할지가 관심사가 되고 있다.
물론 달달한 로맨스남 정해인의 직진 원맨쇼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당장 핑크빛 로맨스가 본격적으로 물고를 틀 분위기도 아니다. 드라마의 분량상 엎치락뒤치락 진도를 빼지 못할 고비도 몇 차례 맞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남사친 여사친에서 연인으로 관계를 전환하는 데 조심스러운 면도 없지 않을 것이다. 만일 정해인을 남사친로 그대로 둘지, 남친으로 삼을지 고민한다면 팬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슴슴한 줄만 알았던 ‘엄마 친구 아들’은 정해인 하나만으로도 즐거운 볼거리, 행복한 고민거리가 풍성한 종합선물세트가 돼 팬들에게 다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