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 사진제공=우리금융
우리금융은 28일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동양·ABL생명 패키지 인수를 결의하고 SPA(주식매매계약)를 체결했다. 인수가격은 1조5493억원이다. 동양생명 주식 75.34%를 1조2840억원에, ABL생명 주식 100%를 2654억원에 인수한다.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타진했지만 가격이 맞지 않았다. 안방보험의 파산으로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조속히 매각해야 하는 동양·ABL생명으로 눈을 돌렸다. 우리금융은 지난 6월 다자보험과 MOU(업무협약)를 체결하고 약 2개월간 현장실사를 벌였다. 최종가격은 자본비율에 영향을 받지 않는 인수가로 언급한 1조9000억원보다 낮았다.
다만 최종 인수까지 걸림돌이 남아 있다. 최근 터진 우리은행의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손 전회장의 친인척을 대상으로 우리은행이 내준 350억원 규모의 특혜성 부당대출 혐의를 적발했다. 전날 검찰은 우리은행 본점 등을 압수수색했다.
금융지주회사법 57조에 따라 금융지주가 영향력을 행사해 자회사가 법을 위반하면 금융지주도 기관제재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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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의 부당대출문제가 금융당국의 승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임종룡 회장도 이날 열린 긴급 임원회의에서 "이제 계약서에 서명한 것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사업계획 수립, 금융당국의 승인 등 많은 절차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임 회장은 전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관련해 다시 한번 사과하며 "조사, 혹은 수사결과가 나오면 저와 은행장을 포함한 임직원은 그에 맞는 조치와 절차를 겸허히 따를 것"이라고 했다. 임 회장은 "현재 진행 중인 금융감독원 조사와 함께 수사기관의 수사도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것같다"며 "금감원과 검찰의 조사에 숨김없이 모든 협조를 다해 이번 사안이 명백히 파악되도록 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