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기업 해외투자유치 본격 시동..콘진원 '유녹' 프로그램 뭐길래

머니투데이 유동주 기자 2024.08.29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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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 기업 해외투자유치 본격 시동..콘진원 '유녹' 프로그램 뭐길래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6월 27일부터 29일까지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유녹 2024 인 애너하임' 운영을 성황리에 마쳤다./사진= 콘진원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6월 27일부터 29일까지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유녹 2024 인 애너하임' 운영을 성황리에 마쳤다./사진= 콘진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이 올해 국내 콘텐츠 기업의 글로벌 투자유치를 지원하기 위해 '유녹(U-KNOCK) 2024'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했다. 지난 6월말 미국 애너하임에서의 첫 행사를 시작으로 다음달(9월) 싱가포르, 11월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해외 IR(기업설명회)을 진행할 계획이다.

유녹은 국내 콘텐츠 기업이 해외 현지의 실질적인 투자자를 만날 수 있도록 네트워킹 등을 지원하는 신규 프로그램이다. 국내에서 선보인 투자유치 플랫폼 '케이녹(KNock)'의 국외 버전이다. 콘진원의 '유녹'을 통해 중소 콘텐츠 기업들도 카카오 (35,600원 ▲250 +0.71%)엔터테인먼트나 네이버웹툰처럼 대규모 투자 유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콘진원은 에너하임 행사에서 세계 최대 규모 디지털 컬처 콘퍼런스 '비드콘(VidCon)'과 연계해 투자유치에 나섰다. 글앤그림미디어와 스튜디오앤뉴, 콘텐츠랩블루, 우조 엔터테인먼트 등 10개 참여 기업은 투자유치를 위한 피칭 발표와 일대일(1:1) 투자 상담을 진행했고 그 결과 총 97건의 투자 상담을 통해 약 1217만 달러(약 168억원)의 수주상담 성과를 올렸다.

싱가포르 행사에서는 그랑프리 주간에 개최하는 아시아 최대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컨퍼런스인 '올 댓 매터스(All That Matters)'와 연계가 예정돼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투자자와 파트너들에게 국내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노출하는 전략이다. 라스베이거스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금융지원과 설립 이후 최초로 열리는 '콘텐츠금융 국제포럼'과 함께 개최된다. 국내 우수 콘텐츠기업과 금융기관 및 투자사 등 콘텐츠금융 주체가 한 자리에 모이는 자리다. 참가 기업들은 세계 거대 콘텐츠 투자사로부터 콘텐츠 투자에 관한 다양한 발표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콘진원은 다음달 4일까지 라스베이거스 행사에 참가할 콘텐츠 기업과 투자사를 모집 중이다.



넷플릭스와 디즈니 등과 같은 시가총액이 수백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콘텐츠 기업들은 규모에 비례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에 세계 무대에 진출하고 있는 CJ ENM (71,400원 ▼1,400 -1.92%)(이엔엠), 하이브 (164,000원 ▼5,000 -2.96%) 등 주요 기업들도 경쟁력 강화를 위한 추가 자본 확보와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는게 콘진원의 판단이다.

실제로 글로벌 콘텐츠 시장의 빠른 변화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관련 해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 산업의 수익은 전년 대비 5% 증가한 2.8조 달러(한화 약 3747조원)에 달했다. 디지털 플랫폼 발달과 글로벌 소비자들의 콘텐츠 수요 증가에 힘입은 결과다. 오는 2028년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 산업의 예상 수익은 3조4000억 달러(약 469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K-콘텐츠 기업이 이런 성장세에 수혜를 입기 위해서는 과감한 해외 투자 유치가 필수라는 업계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글로벌 경쟁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고품질 콘텐츠 제작과 마케팅 및 연구개발에 막대한 투자가 있어야 하는게 사실이다. 고품질과 대규모 제작이 콘텐츠 시장에서 필수가 됐기 때문이다. '오징어게임' 시즌1 제작비도 약 2140만 달러(약 286억원)였는데, 시즌2 제작비는 5배 가까이 늘어난 1억 달러(약 1325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넷플릭스와 디즈니 등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 진출과 투자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제작비도 상승해 K-콘텐츠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 마케팅 비용도 치솟고 있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가 올해 콘텐츠 제작과 마케팅에만 총 2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밝힌게 같은 맥락이다. 아울러 메타버스와 AI(인공지능),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등과 같은 새로운 기술을 콘텐츠에 접목하기 위한 투자금도 절실하다는게 콘진원의 분석이다.

콘진원은 해외 투자유치를 통해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글로벌 IP(지적재산권) 확보와 네트워크 구축, 기술 혁신 기회를 마련해 K-콘텐츠 기업의 성장 잠재력과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유윤옥 콘진원 기반조성본부장은 "글로벌 투자자의 한국 콘텐츠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제고하고, 콘텐츠 기업의 해외 진출 확대 및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와 업계는 관련 정책과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동시에 국내 콘텐츠 기업들은 혁신적인 콘텐츠 개발, 비즈니스 모델 혁신, 기술 투자를 통해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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