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10일 만에…이스라엘, 하마스 터널서 '아랍계' 인질 첫 구출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24.08.2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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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두인 키부츠 경비원, 납치 10개월10일 만에 귀환 기적…
8개월 동안 햇빛 못 봐, 체중 줄었지만 건강 상태는 양호

27일 구출된 이스라엘 인질 카이드 알카디(52)씨가 가자 지구 남부 모처에서 구조 작전을 수행한 이스라엘군 162사단 이치크 코헨 사단장(준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스라엘 베두인인 알카디씨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침공때 납치돼 구조시까지 감금돼 있었다.  /AFPBBNews=뉴스127일 구출된 이스라엘 인질 카이드 알카디(52)씨가 가자 지구 남부 모처에서 구조 작전을 수행한 이스라엘군 162사단 이치크 코헨 사단장(준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스라엘 베두인인 알카디씨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침공때 납치돼 구조시까지 감금돼 있었다. /AFPBBNews=뉴스1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의 하마스 지하터널에서 인질로 잡혀있던 아랍계 남성 한 명을 구출했다. 해당 남성은 이스라엘의 아랍계 소수민족으로 가자지구 하마스 터널에서 살아서 구출된 첫 번째 인질이다. 납치된 지 10개월 10일 만이다.

이스라엘 방위군과 국가정보기관 신베트에 따르면, 라하트 마을 출신의 베두인 아랍 이스라엘인 카이드 파르한 알카디(52세)가 2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의 한 터널에서 특수부대에 의해 발견됐다. 키브츠 마겐의 경비원으로 11명의 자녀를 둔 알카디는 납치 당시보다 체중이 줄었으나 안정된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로이터통신은, 알카디가 인질을 잡고 있는 것으로 의심된 복잡한 지하 터널에서 이스라엘군이 작전을 수행하던 중 우연히 혼자 발견됐다. 이스라엘이 가자 지하터널에서 살아있는 인질을 구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국영 방송사 칸 뉴스가 보도했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은 알카디가 거의 8개월 동안 햇빛을 보지 못했고 2개월 동안 그와 함께 있었던 다른 인질 한 명이 알카디의 옆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에 붙잡혀 있다가 구조된 이스라엘 인질 카이드 파르한 알카디(52)가 27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베르셰바의 소로카 의료센터의 소파에 앉아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알카디를 가자지구 남부의 터널에서 구출했다고 밝혔다. /AP=뉴시스하마스에 붙잡혀 있다가 구조된 이스라엘 인질 카이드 파르한 알카디(52)가 27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베르셰바의 소로카 의료센터의 소파에 앉아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알카디를 가자지구 남부의 터널에서 구출했다고 밝혔다. /AP=뉴시스
이스라엘군은 알카디가 발견된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 중이다. 다른 인질이 무장 세력 및 폭발물과 함께 갇혀 있을 것으로 보고 하마스의 복잡한 지하 터널을 탐색하고 있다. 하마스는 거대한 터널 네트워크를 건설해 무기 보관소, 벙커, 지휘 센터, 은폐된 운송 경로로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7일 납치한 약 250명의 인질을 숨기고 이스라엘의 공격을 저지하는 데에도 이 터널을 사용해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알카디와 통화하고 구출에 나선 군대를 칭찬하며 "이스라엘이 모든 인질의 귀환을 위해 쉼 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협상과 구조작전을 병행한다. 두 가지 방법 모두 현장에 군대를 배치하고 하마스에 대한 끊임없는 군사적 압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는 가자지구에 여전히 108명의 인질이 잡혀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그중 40명 정도가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6월 격전 중 작전을 포함해 세 차례에 걸쳐 인질 7명을 구출했다. 인질 100명 이상은 지난해 12월 1일에 끝난 1주일간의 휴전 기간 풀려났다.

이스라엘군(IDF)이 제공한 사진에 27일(현지시각) 이스라엘 군인들이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에 억류돼 있던 이스라엘 인질 카이드 파르한 알카디(52)를 구출해 군용 헬기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IDF는 알카디를 가자지구 남부의 터널에서 구출했다고 밝혔다./AP=뉴시스이스라엘군(IDF)이 제공한 사진에 27일(현지시각) 이스라엘 군인들이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에 억류돼 있던 이스라엘 인질 카이드 파르한 알카디(52)를 구출해 군용 헬기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IDF는 알카디를 가자지구 남부의 터널에서 구출했다고 밝혔다./AP=뉴시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간접적 휴전 회담을 몇 달 이어왔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이스라엘 협상팀은 지난 주말 이집트 카이로에서 협상을 마친 후 28일 카타르 도하로 이동할 예정이다. 대표단은 협상을 중재해 온 이집트와 카타르의 대표단과 미국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양측은 여러 가지 문제로 입장이 엇갈린다.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얼마나 많은 인질을 풀어줄지, 이스라엘은 그 대가로 어떤 팔레스타인인을 감옥에서 풀어줄 수 있을지 합의하지 못했다. 게다가 하마스는 전쟁을 끝내기 위한 휴전을 원하지만, 이스라엘은 전투를 재개하고 하마스를 파괴한다는 목표를 고수하고 있다. 최근 몇 주 동안은 필라델피아 회랑을 둘러싼 난제가 새로 등장했다. 이스라엘은 이집트-가자 국경을 따라 이어지는 구역에 군대를 유지하고 아랍 국가로부터의 무기 밀수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회랑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군(IDF)이 제공한 사진에 27일(현지시각) 하마스에 억류됐다가 가자지구에서 구출된 이스라엘 인질 카이드 파르한 알카디(52)가 이스라엘 군용 헬기를 타고 이송되고 있다. IDF는 알카디를 가자지구 남부의 터널에서 구출했다고 밝혔다. /AP=뉴시스이스라엘군(IDF)이 제공한 사진에 27일(현지시각) 하마스에 억류됐다가 가자지구에서 구출된 이스라엘 인질 카이드 파르한 알카디(52)가 이스라엘 군용 헬기를 타고 이송되고 있다. IDF는 알카디를 가자지구 남부의 터널에서 구출했다고 밝혔다. /AP=뉴시스
휴전 회담이 지연되는 사이 이스라엘과 이란 및 '저항의 축'(이란이 중동에서 이끄는 비공식적인 군사 정치 동맹) 사이 긴장도 심화했다. 25일 이스라엘이 선제공격을 가해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미사일 발사대 수천 대를 파괴했고,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200발 이상의 발사체를 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공격에도 대비해 여전히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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