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 사이트에 올라온 소위 '감사한 의사' 명단./사진=웹페이지 캡처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한 아카이브 사이트에는 '감사한 의사 명단'이란 제목의 게시글이 지속해서 업데이트되고 있다. 기존 메디스테프와 텔레그램, 페이스트빈과 같은 사이트에 공유된 복귀 전공의 ·전임의, 의대생 명단에 '추가 제보'가 더해져 내용이 방대해졌다. 아카이브는 웹페이지 캡처본을 보관하는 사이트로 원래 게시물을 삭제, 수정해도 기존 내용을 영구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아카이브 사이트 운영자가 '제보'를 받는다며 복귀 전공의와 전임의 명단 공유를 요구하고 있다./사진=웹페이지 캡처
문제는 작성자가 단순히 명단 공유를 넘어 이들에게 병원을 떠나라며 사실상 '협박'하고 있다는 점이다. 작성자는 "제가 약속드리는데 30년 뒤에도 이 리스트가 남아있을 것"이라며 "자식 분들이 성인이 될 때도 남아있을 것인데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명단에 속한 전임의·전공의에게 사직을 종용했다.
전임의(펠로우, fellow)에게 사직 등을 종용하는 내용의 글./사진=웹페이지 캡처
심지어 제보받았다며 "술집에서 사람 팬 집행유예"라거나 "후배 여자들 만져대다가 이미지 나락" 등 '신상털기식' 정보 공유까지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실정이다. 이밖에 의료 개혁 등을 추진하는 국회의원·공무원의 실명을 비롯해 전공의 채용 문제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병원 명도 적나라하게 기재돼 있다.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25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대강당에서 열린 '사직 전공의를 위한 대한피부과의사회 연수강좌'에 참석한 전공의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2024.8.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의협을 비롯해 박단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의사들의 사직과 복귀를 '개인의 선택'이라고 공언했지만 반복되는 '의사 낙인찍기'는 뚜렷한 제재를 취하지 않고 있어 사실상 방조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의뢰받아 해외 공조를 통해 작성자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