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미래를 향한 숙련 기술의 경연, 국제기능올림픽

머니투데이 이우영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2024.08.28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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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영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이우영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하계 스포츠 올림픽의 뜨거운 열기가 채 식기도 전에 또 하나의 올림픽이 프랑스에서 열린다. 17세에서 22세 청년들의 숙련(熟練) 기술 경연(競演), 국제기능올림픽(WorldSkills)이다. 다가오는 9월 10일부터 6일 동안 프랑스 리옹에서 개최된다. 이번 대회의 모토는 "기술이 있는 곳에 길이 있습니다"(Where is a Skill, Therer is a Way)이다. 치열한 선발전을 거쳐 선발된 49개 직종, 57명의 대한민국 대표 선수단이 20번째 종합우승을 위해 출사표를 던졌다.

47번째 맞이하는 국제기능올림픽대회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1950년 시작됐다. 88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국제기능올림픽은 격년제로 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산업현장 기술변화를 반영하여 3D 디지털게임아트, 클라우드컴퓨팅, 사이버보안, 산업4.0 등 디지털·신기술 직종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개편을 해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트랜드에 맞추어 최근 IT 네트워크시스템, 웹디자인 종목 등에서 3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하는 한편 가구, 목공, 용접 등 전통적인 직종에서도 꾸준히 메달을 획득하고 있다.



기능올림픽은 스포츠 대회와 달리 청년층을 대상으로 탄탄한 직업훈련 제도를 지닌 국가들이 전통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독일, 스위스, 일본, 대만 등 글로벌 제조 강국을 비롯해 최근에는 신흥 제조국 중국, 브라질이 강력한 경쟁상대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대한민국은 1967년 스페인 대회 참가를 시작으로 그동안 31번 참가해 1977년 제23회 대회에서 첫 종합우승 후 19번 종합우승을 한 기능 강국이다. 우리나라에서도 1978년(부산), 2001년(서울), 2022년(한국 등 15개국 분산) 등 세 차례 개최를 한 경험이 있다. 특히 1978년 부산 대회는 우리나라가 농업경제에서 중화학공업으로 성공적인 전환을 했다는 것을 입증한 대회였다. 이 대회에서 대한민국은 기계 분야 모든 직종에서 우승했다. 이렇게 축적된 숙련 기술의 힘은 우리나라 제조업의 근력이 됐고 전 세계를 놀라게 한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으며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 3만6000달러를 넘어 인구 5000만 이상 국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일본을 제치고 6위에 오르는 신화로 이어졌다.



이처럼 국제기능올림픽대회는 대한민국 기술 강국의 자부심과 함께 산업구조의 대전환을 추진할 때마다 트리거가 됐으며 미래를 향한 숙련 기술의 형성이 산업전환의 촉매 역할을 해왔다. 또한 산업화 시기를 지나며 숙련은 불평등 해소와 사회이동 촉진에도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구조에도 크게 기여해온 것 또한 사실이다.

오늘날 숙련은 21세기 경제의 글로벌 통화라 불린다. 이번 제47회 국제기능올림픽이 '미래 기술'을 향한 숙련의 가치를 깨우치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소망하며 대회에 출전한 우리 대표선수들이 "중꺽마"의 의지로 20번째 종합우승의 대역사를 이루도록 두 손 모아 함께 응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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