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불리는 HMM…해운업 불황 터널에 중장기 전략 가동

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2024.08.25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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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의 2만400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HMM상트페테르부르크’호. /사진제공=HMMHMM의 2만400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HMM상트페테르부르크’호. /사진제공=HMM


해운업 불황 초입에 접어든 가운데 HMM이 선대를 확장하며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향후 불확실한 환경에서도 몸집을 더 키우며 중장기 생존 전략을 모색하는 차원이다.

25일 HMM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인도받은 선박은 총 8척으로 모두 컨테이너선이다. 지난달 인천 신항 선광컨테이너터미널(SNCT)에 입항한 1만3800TEU급 선박 'HMM 에메랄드'호를 시작으로 1만3000TEU급 선박으로 개편된 'HMM루비', 'HMM펄', 'HMM사파이어', 'HMM토파즈', 'HMM오팔', 'HMM터과이즈'가 순차적으로 주1회 인천항을 기항할 예정이다.



이로써 용선을 제외하고 HMM이 보유한 선박은 컨테이너선 46척, 벌크선 23척 등 총 69척이다. 컨테이너선의 적재 가능량(사선 기준)은 지난해 55만7833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에서 올해 상반기 65만5123TEU로 17.4% 증가했다.

코로나 특수가 끝나고 해운사들이 팬데믹 시기 대거 발주한 선박이 인도되고 있어 올해 상반기는 당초 수익성 악화가 예상됐지만 호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부터 중동 정세 불안으로 해상운임이 상승하면서 실적이 개선된 것이다. HMM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6% 증가한 4조9933억원, 영업이익은 125.3% 늘어난 1조514억원이었다.



문제는 앞으로다. 해운업계는 올해 글로벌 컨테이너선 공급이 역대 최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동발 군사 충돌, 유가 상승 등이 변수지만 해상운임이 점차 하향 안정화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해상운임 하락에 따라 해운사 수익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HMM은 해운업 불황기와 맞물려 해운동맹 재편 등 '치킨게임'을 앞두고 선대 규모를 키워 해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컨테이너선을 현재 84척에서 2030년 130척으로 늘려 선복량을 92만TEU에서 2030년에는 150만TEU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36척을 보유하고 있는 벌크선을 2030년까지 110척으로 늘려 수익 다각화도 모색한다. 선대가 확장되면 벌크선에 실을 수 있는 선박량을 나타내는 단위인 DWT(중량톤수)도 현재 630만DWT에서 1228만DWT로 증가한다. 지난해 자동차운반선(PCTC) 7척을 발주했고 석유제품운반선도 주문할 계획이다. 또 중고 벌크선 인수도 진행하는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도 컨테이너선 7척이 추가 인도받는다.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5척, 1800TEU급 컨테이너선 2척 등으로 6만8600TEU를 추가로 적재할 수 있게 된다. 2025년과 2026년에도 메탄올 추진 9000TEU급 컨테이너선 9척을 인도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오른 운임이 당분간 유지돼 실적에 도움은 주겠지만 선복량 증가에 따라 장기적인 이익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HMM이 중장기 전략 관련해 세부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대외환경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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