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 뒤에 악재가…바이오주 열풍 한풀 꺾일까?

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2024.08.2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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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트론·이오플로우 주가 추이/그래픽=김지영펩트론·이오플로우 주가 추이/그래픽=김지영


올해 하반기 증시를 이끌 업종 중 하나로 꼽히던 바이오주들이 연일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들었다. 유상증자 규모가 큰 만큼 증권가에서는 바이오 업종의 투심이 한풀 꺾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22일 증시에서 펩트론 (52,900원 ▼1,400 -2.58%)은 전일 대비 1400원(2.61%) 떨어진 5만2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오플로우는 가격제한폭(29.94%) 내린 873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최근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내놓은 상품들이 해외 시장에서 인정받으며 바이오주에 대한 투심은 뜨거워졌다. 금리인하가 하반기에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도 한몫했다. 알테오젠 (319,500원 ▲3,500 +1.11%)은 올해 상반기 전세계 매출 1위 항암제 키트루다를 보유한 머크사와 독점 계약 소식이 알려지며 에코프로를 제치고 코스닥 시가총액 2위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30일에는 스위스 제약사 산도스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기술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알테오젠의 주가는 올해 들어 192% 올랐다.

국내 바이오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 (990,000원 ▲19,000 +1.96%)는 대규모 위탁생산(CMO) 수주에 성공하며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이달 초 한때 98만원에 거래되며 3년만에 황제주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3개월동안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 (13,685원 ▲225 +1.67%)' ETF(상장지수펀드)에 567억원에 달하는 기관투자자 자금이 유입되기도 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바이오주 투심이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투자자들로부터 주목을 받는 상황을 틈타 바이오 회사들이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펩트론은 글로벌 비만치료제 기업들과 MTA(물질이전계약)를 체결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시장에서 제2의 알테오젠으로 불려왔다. 그러나 지난 16일 장마감 후 12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공시를 내놓은 뒤 주가는 갭하락했다.

한때 8만원선에서 거래되던 주가는 현재 5만원선까지 떨어졌다. 이번에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주식수는 기존발행주식수의 12.78%에 달한다. 예정발행가는 4만5450원이며 실권주는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잔여주식은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인수한다.


펩트론 측은 공시를 통해 "주관사가 주식 인수 후 수익을 확정하기 위해 빠른 시일 내 장내에서 매각하며 단기적으로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주관사가 인수한 주식을 일정 기간 보유하더라도 인수 물량이 잠재 매각 물량으로 존재해 주가 상승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당뇨치료제로 주목받아왔던 이오플로우도 전날 장 마감 후 823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공시했다. 신주발행 주식수는 910만주로 기존발행주식의 29.9%에 달한다.



이오플로우는 지난달 17일 미국 메사추세츠 지방법원에서 진행된 특허소송에서 승소하며 상한가로 마감한 바 있다. 하지만 전날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밝히자 시간외 거래에서도 하한가를 기록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유상증자로 펩트론과 이오플로우의 주가가 하락했다"며 "하반기 바이오업종 투심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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