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SUV' 버린 포드, 하이브리드 집중…한국과 배터리 협력도 강화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4.08.22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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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열 SUV, 전기차 아닌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출시 계획…
LG엔솔·SK온과 배터리 협력 강화로 가격 경쟁력 확보

/로이터=뉴스1/로이터=뉴스1


미국 대표 완성차 업체인 포드가 수조 원의 추가 비용을 감수하고 전기차 사업 전략을 수정하기로 했다. 하이브리드 차량에 힘을 쏟고 배터리 경쟁력도 키운다. 세계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와 비야디(BYD) 등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 심화 등으로 전기차 사업에서 수익 창출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 나온 결정이다.

21일(현지시간) 포드는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F-150 전기 픽업트럭의 후속 모델 출시를 기존보다 2년 미룬 2027년으로 조정하고, 3열 SUV 전기차 생산 계획은 취소한다고 밝혔다. 4월 3열 SUV 전기차 출시를 기존 2025년에서 2027년으로 연기한 데 이어 생산 철회를 발표한 것이다. 또 '순수' 전기차에 사용되는 연간 자본 지출 비중도 기존 40%에서 30%로 축소하기로 했다.



BBC에 따르면 포드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와의 치열한 경쟁을 이유로 3열 SUV 전기차가 출시 1년 이내 수익 창출이 어렵다고 봤다. 존 롤러 포드 CFO(최고재무책임자)는 "가격 및 마진 압박에 대응해 (전기차 사업) 계획을 조정하고 있다. 우리는 시장의 상황과 소비자의 관심에 따라 경쟁 우위가 있는 분야에 집중할 것"이라며 전기차 사업 계획 수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전략 수정으로 포드는 이미 지출된 시설투자비를 포함해 19억달러(약 2조5351억원)의 비용이 상각 처리되거나 추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롤러 CFO는 "단기적으로 추가 지출 비용이 발생하겠지만, 이런 조치가 자본 효율적이고 수익성 있는 전기차 사업을 더 잘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짐 팔리 포드 CEO가 미국 테네시주에 들어서는 전기차 생산단지 '블루오벌 시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P=뉴시스짐 팔리 포드 CEO가 미국 테네시주에 들어서는 전기차 생산단지 '블루오벌 시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P=뉴시스
"LG엔솔·SK온 협력 활용, 가격 경쟁력 확보"
포드는 새로운 전략에 따라 현재 소비자에게 가장 인기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에 좀 더 집중할 계획이다. 생산 백지화된 3열 SUV 전기차도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출시한다. 하이브리드 차량에는 가솔린 엔진과 순수 전기차보다 작은 크기의 배터리가 함께 탑재된다. 충전소 등 인프라 미흡, 전기차 배터리 화재 등으로 소비자들은 전기차 대신 기존 내연기관 차량보다 연비가 좋고 친환경적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더 선호한다. 올해 상반기 포드의 하이브리드 픽업트럭 판매량은 3만3674대로 전년 대비 38% 늘었다.

또 SK온, LG에너지솔루션 (399,500원 ▼14,500 -3.50%) 등과 협력하는 배터리 및 기타 분야에서 가격 경쟁력 우위를 확보할 방침이다. 포드는 "합리적인 가격의 전기차는 합리적인 가격의 배터리에서 시작된다. 배터리 비용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전기차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2025년까지 머스탱 마하-E에 사용되는 배터리 생산 일부는 폴란드 공장에서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으로 옮겨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세액공제 조항의 자격 조건을 충족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아울러 SK온과의 합작사인 블루오벌SK의 켄터키주 1공장에서는 예상보다 이른 2025년 중반부터 현재의 'E-트랜짓' 전기 트럭과 'F-150 라이트닝' 전기 픽업트럭의 배터리를, 테네시주 공장에선 2025년 말부터 포드 신형 전기 상용 밴(2026년 출시)을 위한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특히 테네시주 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포드가 해당 지역에 건립하고 있는 전기차 생산단지 '블루오벌 시티'에서 조립될 차세대 전기 트럭과 미래 신기술 전기차에도 사용될 예정이다. SK온과 포드는 2021년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했고, 2022년부터 테네시주(1개)와 켄터키주(2개)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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