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에서 한약을 처방할 때, 한 가지 한약재를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보다 여러 한약재를 섞어야 약물의 효능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한의학연구원(이하 한의학연)은 이상훈 한의약데이터부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여러 한약재를 섞어 처방할 때 약물의 효능이 높아지는 이유를 밝혀 지난 6월 국제 학술지 '민족약학저널(Journal of Ethnopharmacology)'에 발표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한의학에서 왜 약효가 유사한 한약재를 섞어 쓰는지, 여러 한약재를 함께 쓰는 게 단일 약재의 양을 늘려 넣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인삼이나 황기를 단독으로 사용할 때보다 인삼과 황기를 함께 사용할 때 단백질 간 상호작용이 1.38배 더 풍부해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유사한 효과를 가진 한약재를 혼합했을 때 단백질의 상호작용이 풍부해지며, 더 다양한 대사경로를 통해 약효가 효과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삼이나 황기를 단독 복용할 때 활성도가 줄어드는 단백질 'HIF-1a'의 경우, 두 한약재를 혼합해 복용하자 오히려 활성화됐다. HIF-1a가 활성화될 경우 피로감을 개선하고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등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지만, 단독 복용할 때의 기대 효과인 '종양 성장 억제력'은 떨어진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연구팀은 이에 대해 "암 환자의 경우 삼계탕 등 인삼과 황기가 들어가는 음식물을 섭취할 때 두 약재를 모두 넣는 것보단 둘 중 하나만 선택해 넣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의학연 기본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