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울려 퍼진 韓 교가…NHK '동해'→'동쪽의 바다' 자막 왜곡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4.08.2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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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엔 경기 중계화면/사진=서경덕 인스타그램, NHK 캡처고시엔 경기 중계화면/사진=서경덕 인스타그램, NHK 캡처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 국제고등학교가 '고시엔'으로 불리는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대회에서 승전고를 울리면서 일본 전역에 교토국제고의 한국어 교가가 울려 퍼지고 있다. 그러나 이를 생중계하는 NHK가 한국어 교가의 가사를 바꿔 내보낸 것이 뒤늦게 알려져 왜곡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고시엔 8강전 승리 뒤 선수들이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는 한국어로 시작되는 교가를 부르는 모습이 NHK를 통해 일본 전국에 생중계됐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NHK는 일본어 자막에서 고유명사인 '동해'를 '동쪽의 바다'로 바꿔서 방송했고, '한국의 학원'이란 가사도 '한일의 학원'으로 원래 뜻과는 다르게 송출했다"고 지적했다. 동해의 일본 공식명칭은 일본해다.

공식 외교 용어는 '동해/일본해'를 병기 표기하는 것이다. 그러나 명실공히 한국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해 일본의 영유권 주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독도가 위치한 '동해' 표현을 NHK가 없앤 것은 민감한 이슈다.



서 교수는 "NHK에 항의 메일을 보내 '고유명사인 '동해'를 '동쪽의 바다'로 표기한 건 NHK의 명백한 잘못이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고시엔 일본 전국 고교야구대회는 현지 고교 야구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로 불린다./사진=머니투데이 DB고시엔 일본 전국 고교야구대회는 현지 고교 야구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로 불린다./사진=머니투데이 DB
그는 또 일본 현지의 극우 세력들이 한국어 교가가 방송에서 흘러나올 때마다 혐한 게시물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지속 올리고, 학교에도 협박 전화 등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한편 교토국제고는 1963년 개교한 한국계 민족학교다. 학생 구성은 일본인과 토착 재일 한국인 비중이 높은 편이다.


교토국제고가 야구부를 창단한 것은 1999년으로 역사가 20여년에 불과하다. 반면 '고시엔'은 일본 현지 고교 야구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로 불리고, 올해 106회를 맞은 권위 있는 대회다.

상대적으로 야구부 역사가 짧은 교토국제고가 고시엔에서 이 같은 성적을 올린 것은 기적에 가깝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교토국제고는 이날 열린 고시엔 4강전에서 승리, 오는 23일 결승전을 앞뒀다. 고시엔에 참가한 학교는 일본 전역 3715개로, 이중 지역 예선을 거쳐 49개 학교만 본선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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