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 북부 박닌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 공장. /사진 제공=삼성전자
그동안 반도체 기업들은 하나의 칩에 트랜지스터를 얼마나 더 많이 담을 수 있을지에 초점을 두고 경쟁해 왔다. '반도체 집적도는 24개월마다 2배로 늘어난다'는 '무어의 법칙'은 지난 50년간 반도체 산업을 이끌어 왔다. 그러나 최근 AI(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필요한 컴퓨팅 성능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반도체 공정 미세화가 물리적 한계에 도달, 더 이상 '무어의 법칙'이 통하지 않는 상황이 됐다.
최근 AI반도체의 키 플레이어로 떠오른 HBM(고대역폭메모리)도 첨단 패키지 기술이 핵심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쌓아 만든다. 적층 수가 많아질수록 방열, 휨 현상 등이 발생할 수 있는데, 패키지 기술로 이를 해결한다. 특히, 여러 개의 D램을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쌓느냐가 HBM 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앞서 삼성전자는 차세대 제품인 HBM4(6세대)부터 '고객 맞춤형' 중심의 사업을 펼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선 고객이 원하는 성능 구현을 위한 칩을 유연하게 '조합'해 생산해야 한다. 결국 첨단 패키지 기술과 설비는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삼성의 베트남 사업 현황/그래픽=이지혜
한편, 삼성은 지난 1989년 베트남 하노이에 삼성물산 무역사무소를 설립하면서 베트남에 처음 진출했다. 현재 △하노이 △호치민 △박닝 △타이응웬 4개 지역에서 6개의 생산법인 및 연구소 및 판매법인을 운영 중이다. 삼성은 베트남 현지에서 △스마트폰 △네트워크 장비 △TV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현지 고용인력은 약 9만명이며, 삼성베트남의 수출액은 지난해 기준 557억 달러(약 74조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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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성은 베트남 디스플레이 분야 투자를 확대해 3년 후 베트남을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생산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앞서 2022년에는 한·베트남 수교 30주년을 맞아 총 2억2000만달러(약 3000억원)를 투입해 수도 하노이에 대규모 R&D 센터를 설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