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출신으로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야성 황(Yasheng Huang, ??生) MIT 슬론 경영대학원 교수가 내놓은 신간 '중국필패'는 중국이 세계질서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한 현재와 개혁없는 미래의 중국은 존재 자체가 위협받아 중국이 스스로 개혁을 해야한다는 당위를 보여준다.
중국 공산당 과거 소련 공산당이 정권을 잡은 뒤 존속한 70여년을 뛰어 넘었지만 이미 그 한계를 보여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개인의 정보를 사생활 단위로 수집하고 통제하며 종교·사상 어떤 다양성도 인정하지 않는 중국이 공산당 지배 아래 지속돼 온 현 제체를 언제까지나 유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최초의 통일 왕조 진나라가 나무 몽둥이를 든 농민 반란군의 손에 무너진 진승·오광의 난에서 '정치적 중국'의 기원을 찾는 것에서 시작하여 중국 역사 구석구석 뿌리 내린 사료를 남김없이 끌어와 자기만의 데이터로 삼는다. 미국인이 된 저자는 자신이 떠난 땅의 오래 된 문명에 대한 존중을 드러내면서도, 패색이 짙은 현 상황을 해부해 냉철하게 분석하고 서늘하게 진단한다.
15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과거'제도라는 정책이 어떻게 한 국가의 인식 체계를 지배했는지 탐구·분석하여 마침내 오늘날 국제 정세 속 기현상의 발생 원리까지 밝히고 있다. 과거라는 등용문은 유교를 공부한 이들만을 채용하게 했고 그 통일성은 성과를 내지만 창의성은 발휘되기 어려운 환경을 강화한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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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저자는 국가 확장과 유지를 위해 다양성을 희생하고 '규모'를 우선해온 유구한 역사적 맥락에 중국공산당이 기대어 있음을 왕조 시대 중국부터 중화인민공화국까지 중국 역사 전체를 재료로 한 여러 데이터 실험을 통해 밝힌다. 시진핑 정권은 이전 정권의 개혁주의 노선에서 후퇴해 '규모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혁신을 훼손하고 최소한의 '범위'도 인정하지 않는 시진핑의 중국공산당은 결국 중국을 파멸시킬 것이란 예언이다. 혁신 없는 대국은 무너지고 시진핑이 꿈꾸는 거대한 중국은 필패한다는 게 이 책의 요지다.
한국 독자에게 이 책은 더욱 의미가 있다. 과거 제도와 유교 이데올로기를 중국에서 직수입해 발전시켰던 우리 역사를 반추할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의 능력주의 신화와 위계질서 내재화 및 이질성 거부 현상을 보면 중국에서 온 과거제도의 부작용이라 볼 수도 있다.
◇중국필패/야성 황/생각의힘/3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