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뛰었다" 올라탔는데 하루 만에 '뚝뚝'…테마주 광풍 주의보

머니투데이 김진석 기자 2024.08.22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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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머릿지 주가 추이/그래픽=이지혜 기자애머릿지 주가 추이/그래픽=이지혜 기자


국내 주식시장을 이끌 주도주가 부재한 가운데 각종 테마주가 출현한다. 안정적인 수익원이었던 공모주들의 주가 부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테마주들은 단기 이슈나 수급에 따라 변동성을 키우고 있는데, 펀더멘탈(기초체력)에 연동될 모멘텀(동력)은 아닌 경우가 많아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21일 코스닥 시장에서 애머릿지 (1,444원 ▲94 +6.96%)는 전날보다 190원(10.3%) 오른 2035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애머릿지는 마리화나(대마) 관련 기업으로 꼽힌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원 사격에 나서면서 해리스 당선 수혜주인 대마 테마주가 꿈틀댔다. 또 다른 대마주 오성첨단소재 (2,255원 ▼115 -4.85%)우리바이오 (4,965원 ▼75 -1.49%)는 올들어 56%, 43%씩 올랐다.



최근 코로나19(COVID-19) 관련주가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전날 감염관리 기업 우정바이오 (3,060원 ▲705 +29.94%)는 상한가 마감했다. 지난 16일 이후 3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으며, 이 기간 상승분은 119%에 달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업체 진매트릭스 (2,935원 ▼90 -2.98%)는 이달 들어서만 149% 뛰어올랐다. 엠폭스(MPOX·원숭이 두창) 테마주도 덩달아 변동성을 키웠다.

최근 전기차 화재 사고가 연달아 발생해면서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관련 테마주도 등장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대체한 배터리다. 화재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알려졌다. 전고체 배터리용 소재를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진 한농화성 (18,940원 ▼230 -1.20%)은 최근 3거래일간 29% 뛰었다.



한동안 증시에서 소외됐던 초전도체 테마주도 다시 존재감을 드러낸다. 지난 20일 초전도체 테마 대장주인 신성델타테크 (45,350원 ▲250 +0.55%)는 전일 대비 18%대 급등했다. 같은 기간 파워로직스 (5,180원 ▼40 -0.77%)(8.85%), 서남 (3,375원 0.00%)(6.29%), 씨씨에스 (1,570원 ▼68 -4.15%)(4.85%), 덕성 (6,500원 ▼20 -0.31%)(7.35%) 등도 상승했다. 하지만 이날 나란히 하락하면서, 끌어올렸던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테마주들이 급등세를 보이다가도 이내 급락하는 경우는 상승을 지속할 실체가 없기 때문이다. 이날 한국거래소는 최근 코로나19·엠폭스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과열됐다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권고하기도 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바이오 관련주의 주가 급등락으로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며 "불공정거래 발생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코로나19·엠폭스 재확산 관련 테마주에 대한 모니터링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불공정거래 행위 포착 시 금융당국과 협력해 강력히 대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과거 한 기업이 코로나19 테마와 관련한 계획을 언론 및 공시를 통해 발표해 주가를 끌어올렸다가 실제 성과를 드러내지 못하며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사례도 있다.


증권가에서도 테마주 투자에 대한 조심스러운 접근을 요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인 이슈에 따라 일부 테마주 주가가 크게 오르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지만 관련 실적이 가시화된 기업이 아니라면 상승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며 "테마성 스토리에만 집중하기보다 기업 자체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먼저 고려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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