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6~19일 미국 반도체주 주가 등락률. /그래픽=이지혜 기자.
19일(현지 시각) 나스닥에서 인텔은 전거래일보다 3.11%(0.65달러) 오른 21.5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반도체주 대부분 상승 전환, 인텔만 바닥에 그대로
최근 1개월간 인텔 주가 추이. /그래픽=김현정 기자.
이달 초 반도체주 폭락을 가져온 미국 경기침체 공포, 인공지능(AI) 반도체 과잉투자 우려는 사그라졌지만, 인텔만의 위기 요인인 어닝 쇼크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인텔은 2분기 매출 128억3000만달러, 순손실 16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 줄었고, 순손익은 적자전환했다.
인텔은 어닝 쇼크 극복을 위해 올해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고, 연간 자본 지출을 20% 이상 줄이겠다고 밝혔다. 전체 직원의 15%에 달하는 1만5000명을 해고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1992년부터 지급한 배당금을 주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재무 위기에 직면했다. 인텔은 2분기 중 ARM 주식 118만주(1억4700만달러, 2000억원)를 전부 매각했다. 재무 개선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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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강등, 소뱅 협력 무산… 악재만 이어진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올해 3월20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챈들러에 있는 인텔 오코틸로 캠퍼스를 찾아 팻 갤싱어 인텔 CEO와 반도체 웨이퍼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AFPBBNews=뉴스1.
일본 소프트뱅크와 AI 반도체 협력 협상도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4일 소프트뱅크와 인텔과 AI 반도체 생산과 관련한 내용을 협의했지만, 인텔이 소프트뱅크 측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AI 반도체 시장을 독점한 엔비디아에 대항하려는 소프트뱅크가 인텔을 협력 파트너에서 배제한다는 의미다. 소프트뱅크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에 접촉을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소프트뱅크와 협력 불발은 팻 겔싱어 CEO가 2021년부터 야심하게 추진한 'IDC(종합 반도체 기업) 2.0' 전략의 핵심인 파운드리 사업에 대한 의구심을 더욱 키운다.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고도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인데 사업 경쟁력마저 크게 뒤떨어졌다는 방증으로 인식될 수 있어서다. 올해 상반기 파운드리 영업손실은 53억달러(약 7조원)에 달한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이달 초 리포트에서 "비용 감축을 통한 수익성 제고를 강조하고 있으나 경쟁력 저하 우려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투자 심리 개선까지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