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량 낮추고 설탕 뺐다…오비VS하이트, 라이트맥주 격돌

머니투데이 유예림 기자 2024.08.20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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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하이트진로/사진제공=하이트진로


맥주 성수기 여름을 맞아 '라이트 맥주' 경쟁이 치열하다. 설탕을 덜고 열량을 낮춘 맥주의 수요가 높아진 가운데 라이트 맥주의 분기점을 맞은 주류업계는 시장 선점에 나섰다. 오비맥주는 카스 라이트와 미켈롭 울트라로 가정용, 골프장을 각각 공략한다. 하이트진로는 테라 라이트를 가정용, 유흥용 모두 출시하며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

19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가 지난 7월3일 첫 출고한 '테라 라이트'가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 기준 전국 대형마트에서 라이트 맥주 점유율 1위에 올랐다. 2위 브랜드와 판매량 격차를 약 1.4배까지 벌리며 출시 초기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라이트 맥주는 100㎖ 기준 열량이 30㎉ 이하인 맥주다. 식음료업계 전반에 자리 잡은 '제로' 열풍에 따라 맥주도 헬시 플레저 바람이 불고 있다.

테라 라이트의 판매량도 눈에 띈다. 출시 2주 만에 1000만병을 돌파했다. 1초에 약 8.2병 판매된 셈이다. 또 전주가맥축제에서 당일 만든 테라 라이트 총 9만병을 모두 판매하기도 했다. 하이트진로는 판매 속도에 맞춰 출시 초기 생산량을 계획 대비 1.5배 이상 늘렸다.



하이트진로는 가정용 제품이 대부분이던 라이트 맥주 시장에서 유일하게 유흥용 500㎖ 병으로도 출시해 영향력을 확대한다.
/사진제공=오비맥주/사진제공=오비맥주
점유율 1위인 오비맥주도 최근 미국의 유명 저칼로리 맥주 '미켈롭 울트라'의 국내 유통을 시작하고 여름에 앞서 '카스 라이트'의 패키지를 재단장하는 등 맞불을 놨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카스 라이트의 올해 상반기 점유율은 전년 동기 3%에서 3.4%로 올랐다. 이는 전체 맥주 브랜드 중 6위로 10위권 내에 든 라이트 맥주는 카스 라이트가 유일하다. 카스 라이트는 오비맥주가 2010년 출시한 라이트 맥주다. 라이트 맥주가 많지 않던 시기에 1위 맥주 '카스 프레시'의 자매 브랜드로서 인지도를 높여왔다.

지난 5월 국내에 처음 선보인 미켈롭 울트라의 입점처도 확대하고 있다. 미켈롭 울트라는 골프장을 주요 채널로 먼저 입점해 브랜드 인지도를 쌓는다는 방침이다. 출시 당시 입점 골프장 140여곳에서 현재 220여곳까지 늘렸다. 추후 가정용이나 다른 판매처 입점도 검토할 예정이다.


라이트 맥주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점유율 경쟁도 더 심화할 전망이다. 실제 편의점 A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라이트 맥주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늘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전처럼 술을 한 번에 많이 마시는 습관이 없어졌고 건강 관리 트렌드에 따라 라이트 맥주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다"며 "국내 전체 맥주 시장에서 라이트 맥주의 비중은 현재 10% 안팎이지만 이미 라이트가 대세인 미국처럼 비중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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