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금칠?"…서초 '로또 아파트' 국평 유상옵션 최고 2.3억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24.08.19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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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이치 방배'/사진=현대건설'디에이치 방배'/사진=현대건설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5구역을 재건축한 '디에이치방배' 아파트가 분양을 앞둔 가운데 고가의 유상옵션 가격이 따라붙어 논란이다. '디에이치방배' 전용 84㎡ 기준 유상옵션 비용은 최대 2억2900만원에 달한다.

1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디에이치방배' 일반분양 유상옵션은 전용 84A㎡ 기준 최대 약 2억2900만원이다. 독일산 주방가구와 팬트리, 드레스룸, 유럽산 원목마루 등 4가지 항목만 합쳐도 1억4151만원에 달한다.



고급 수입 마감재를 선택하지 않으면 옵션 금액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현대건설의 하이엔드브랜드인 '디에이치(THE H)'가 적용된 아파트인만큼 고급화를 원하는 수요가 많아 고가의 유상옵션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이 단지는 조합원 유상옵션 금액도 높은 편이다. 전용 84A㎡ 기준 조합원들이 고를 수 있는 유상옵션 비용은 1억원에 달한다.



방배5구역의 일반분양 세대는 1244세대다. 청약 당첨 시 10억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이 기대돼 '로또청약'으로 불리고 있다. 3.3㎡당 분양가가 6500만원이지만 인근 시세에 비해 낮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아파트 가격과 필수옵션은 분양가 '상한' 계산에 포함되지만, 나머지 옵션가격은 '상한'을 넘길 수 있다. 분양가를 시세 대비 낮게 책정하는 대신 유상옵션을 통해 추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디에이치방배' 일반분양가는 전용면적 59㎡ 최고 17억2580만원, 84㎡가 22억4350만원, 101㎡ 25억원, 114㎡ 27억6250만원이다. '국평' 기준 유상옵션을 최대한으로 선택한다면 26억원이 넘는 셈이다. 인근 '방배 그랑자이' 전용 84㎡가 최근 28억원에 거래된 바 있다.

서울과 수도권 신축 아파트 유상옵션 비용은 최근 급격히 치솟는 추세다. 현대건설이 '둔촌주공'을 재건축해 짓고 있는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도 '국평' 유상옵션이 약 1억2000만원에 달한다.


최근 몇 년 새 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크게 올랐다. 높아진 분양가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유상옵션으로 분양가를 분산시키는 시공사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월별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민간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공급면적 기준)는 역대 최고 수준인 4401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2월(2192만1000원)에 비해 100.8%, 2배 오른 수치다.



서울 민간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2022년 말까지만 해도 2000만원대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1월 처음으로 3000만원대로 진입했다. 이어 지난 6월에는 4190만4000원으로 첫 4000만원대를 기록해 최근 1년 새 37.6% 상승률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아파트는 시공사와 조합이 수익을 늘릴 수 있는 폭이 한정적"이라며 "수익을 채우려면 유상옵션을 통한 수익도 최대한 늘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대단지의 경우 고급화를 원하는 수요와 그렇지 않은 수요가 다 있다 보니 옵션으로 해도 수분양자가 직접 선택하는 것이라서 거부감이 덜한 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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