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벨리온-사피온코리아 합병법인/그래픽=김다나
리벨리온과 SK텔레콤 (58,400원 ▲100 +0.17%)은 리벨리온과 사피온코리아의 합병비율을 2.4대1로 확정하고 합병 본계약을 했다고 18일 밝혔다. 사피온코리아는 SK텔레콤의 계열사다. 합병법인명은 리벨리온으로 경영은 박성현 현 리벨리온 대표가 맡는다.
리벨리온과 SK텔레콤은 연내 합병법인 출범을 목표로 속도전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앞으로 2년 정도를 한국이 글로벌 AI반도체 시장에서 승기를 잡을 '골든타임'으로 본다"고 밝혔다.
6일 신성규 리벨리온 CFO 인터뷰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리벨리온과 사피온코리아는 모두 데이터센터에 장착되는 NPU(신경망처리장치)를 설계하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스타트업이다. 개발성과나 밸류에이션 등을 기반으로 국내에선 빅3 NPU 팹리스로 꼽힌다. 지난 5월 기준 각각 직원 123명, 108명을 고용했다. 대부분 개발인력으로 합병법인은 개발자만 200여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팹리스 기업 중 최다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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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가 보유한 네트워크들도 합병법인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사피온코리아는 SK텔레콤, SK하이닉스 (152,800원 ▼10,000 -6.14%), SK스퀘어 (72,700원 ▼4,300 -5.58%)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SK그룹이 AI 인프라사업에 집중하는 만큼 합병 후에도 데이터센터 탑재,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 등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리벨리온의 지분 13%를 보유한 KT (41,700원 ▼350 -0.83%)그룹이나 SI(전략적 투자자)인 아람코, 신한벤처투자 등도 협업을 이어갈 전망이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회사가 구축 중인 AI 밸류체인 3대 영역 가운데 하나인 'AI반도체'의 글로벌 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AI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와 협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산업계에서도 합병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양사가 현재의 기술우위를 유지하기에는 회사규모가 작아 걸림돌이 될 수 있었다"며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시너지를 낸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엔비디아를 대적할 만한 경쟁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앞으로 조직융합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신 CFO는 "설립 배경부터 조직문화까지 다른 두 조직이 빠르게 융합할 수 있도록 PMI(인수 후 통합) 과정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박성현 리더십을 중심으로 합병법인이 로드맵을 그리는데 양사의 조직이 수긍하고 집중할 수 있는 기술적·사업적 청사진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사의 기업가치는 리벨리온 8100억원, 사피온코리아 33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통합법인 기업가치는 1조140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