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 시장 규모 전망치/그래픽=임종철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본격적인 HBM 램프업(수율 증대)에 들어가는 시점은 내년 상반기 이후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주류 제품인 HBM3E(5세대 HBM) 8단을 올해 3분기 중 고객사로부터 평가를 마치고 양산 공급할 것이라고 했다. 또 HBM3E 12단은 하반기 공급 계획이라고 했는데, 업계는 이 시기를 8단 완료 후인 '올 4분기 내'로 추정한다. 삼성전자의 생산과 판매가 안정 궤도에 진입하는 것은 HBM3E 12단 양산이 본격화되는 내년 상반기 이후가 될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인증이 통과되더라도 문제없이 공급하려면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보다 2배에 가까운 수율을 보여야 한다"며 "도전적 과제"라고 말했다.
HBM의 공급 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삼성전자라면, 수요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엔비디아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글로벌 HBM 수요의 85% 가량을 엔비디아가 소비할 것이라 내다봤다. 엔비디아의 올해 주력 AI 가속기는 H100과 H200인데, 최근 엔비디아가 로드맵에 HBM3E 12단을 탑재하는 B200A를 추가했다. 엔비디아가 GPU(그래픽처리장치)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제품군을 확대한 것은 HBM 수요가 그만큼 건재하다는 의미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는 엔비디아가 전세계 GPU 시장의 97%를 점유하고 있고, 이 시장이 2029년까지 연평균 39% 성장해 2650억달러(약 36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HBM 이후의 차세대 제품도 모색해야 한다"면서도 "AI 열풍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시대 흐름이 됐고, HBM에 대한 장밋빛 시각도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