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원료 '안티몬' 수출길 막은 중국…"80일분 비축, 문제 없다"

머니투데이 세종=최민경 기자 2024.08.16 14:42
글자크기

(종합)

배터리 원료 '안티몬' 수출길 막은 중국…"80일분 비축, 문제 없다"


중국이 다음달 반도체·배터리 등의 원료로 쓰이는 준금속 안티몬(antimony)에 대한 수출통제를 예고했지만 우리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안티몬은 비축분이 80일분으로 충분하며 수입처가 다변화돼있고 국내에서도 생산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관계 기관과 업계가 참석한 가운데 '산업 공급망 점검회의'를 열고 중국의 안티몬 수출통제 관련 업계 영향과 대응 방향 등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기획재정부, 외교부 등 관계부처와 배터리·정밀화학·전자·기계·반도체 등 업종별 협회,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공급망센터, 광해광업공단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앞서 중국 상무부와 해관총서는 전날 국가 안보와 이익을 수호하고 국제 핵확산 금지 등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다음달 15일부터 안티몬 수출통제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안티몬 및 초경질 재료 관련 특정 특성을 충족하는 품목은 허가 없이 수출할 수 없게 한 것이다.



이는 미국의 대중 수출통제에 대한 중국의 반발로 풀이된다. 미국은 이르면 이달 말 대중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출통제를 발표할 것을 시사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해에도 미국이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를 강화하자 국가 안보를 수호한다며 반도체 등에 쓰이는 갈륨과 게르마늄의 수출을 통제했다.

미국 지질조사국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글로벌 안티몬 생산량의 48%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안티몬 생산국이다. 한국은 지난해 5920만달러(약 800억원) 규모의 안티몬을 수입했다. 중국 수입 의존도는 약 74%(4380만달러) 수준이다.


안티몬은 불이 번지는 것을 막는 방염제 성분으로 주로 사용된다. 배터리와 야간투시경, 핵무기 생산 등에 주로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선 반도체, 내연기관차용 납축전지, 난연제 등에 쓰이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정부는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비축량도 80일분으로 충분하고 수입처 다변화, 국내 생산 등 대응 역량을 충분히 갖췄다는 것이다.



안티몬은 금속과 산화물로 나뉘는데 금속의 경우 국내에서도 생산하며 태국과 베트남 등으로 수입처가 다변화됐다. 올해 상반기 기준 수입 비중은 △태국(59.8%) △베트남(23.5%) △중국(16.2%) 순이다.

난연제에 주로 쓰이는 산화물은 중국 의존도가 높지만 중국이 수출통제를 예고한 안티몬 산화물이 순도 99.99% 이상이기 때문에 난연제 생산엔 차질이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에서도 아연 등의 제련과정에서 부산물로 안티몬이 생산되고 있어 국내 조달도 가능하다.

반도체엔 극히 소량의 안티몬이 사용되는데 그마저도 미국이나 일본에서 수입한다는 설명이다. 내연기관차 납축전지 역시 영향이 제한적일 전망이다.



산업부는 중국 정부가 이번에 수출 통제 리스트에 함께 올린 초경질 소재 관련 품목도 미국, 일본 등에서 수입하거나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어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승렬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그동안 중국의 흑연, 갈륨, 게르마늄 등 수출 통제에도 해당 품목의 한국향 수출 허가는 정상적으로 발급돼 왔다"면서 "수급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 부처·기관과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중국 정부와도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