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어르신들이 오리고기를 먹고 중태에 빠진 현장인 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4리 경로당에서 경북경찰 과학수사대가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지난 15일 이곳에서 어르신 4명이 복날을 맞이해 농약성분이 들은 오리고기를 먹은 후 중태에 빠져 경북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사진=뉴스1
15일 뉴스1에 따르면 경찰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는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흘 후인 18일에는 80대 B씨도 같은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중태에 빠졌다.
병원 검사 결과, A씨 등 4명은 위 세척액에서 살충제 성분의 농약인 에토펜프록스와 터부포스 등 2가지가 검출됐다.
커피를 마시지 않았던 B씨의 위 세척액에서는 앞선 4명의 피해자에게 검출된 농약 성분 외에 다른 살충제 2개와 살균제 1개 성분이 추가로 검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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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태였던 할머니 5명 중 3명은 퇴원했으나, 1명은 여전히 중태이고, 마지막에 쓰러진 B 씨는 지난달 30일 숨졌다.
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4리 경로당에서 경북경찰 과학수사대가 현장감식을 하자 오갈곳이 없는 할머니들이 더위를 피해 나무 그늘 아래 모여있다. /사진=뉴스1
또 관련자 등 70여명에 대한 면담 조사와 마을 주민 대상으로 DNA 검사를 실시했다. 피해자들의 집을 수색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를 통해 "경로당 운영 시스템을 놓고 회원간 불화가 있었다"는 진술을 얻고, 살충제가 든 용기 등에 대한 증거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앞서 발생했던 여러 농약 음독 사건들을 살펴보면 주민 간 불화가 원인이었던 경우가 많다.
2015년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은 할머니 7명 중 6명이 냉장고 내 사이드를 마신 후 2명이 숨지고 4명이 중태에 빠졌는데, 이들과 다툰 80대 여성의 소행으로 밝혀진 바 있다.
2016년 청송 농약 소주 사건 역시 70대 남성이 불화를 겪은 주민 2명에게 농약이 든 소주를 건넸던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