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년 7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무함마트 빈살만 왕세자를 만나고 있다. /AFPBBNews=뉴스1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사우디 관리들을 인용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앞으로 몇 달 안에 7억5000만달러(약 1조205억원) 이상의 폭탄을 사우디에 보내 양국 관계 복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2021년 사우디의 예멘 분쟁을 이유로 선적을 중단한 소구경 폭탄 3000발과 파베웨이 IV 폭탄 7500발을 사우디에 보낼 예정이다.
외신과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번 무기금수 조치 해제가 가자지구 휴전 협상과 관련이 있다고 짚었다. 가자지구 휴전이 이란과 이스라엘 간 분쟁을 막을 수 있는 방안으로 언급되자, 미국이 그간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모두 유연한 태도를 보여온 사우디에 '무기금수 해제'라는 선물을 주고 휴전 협상 타결을 이끌어주길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보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 소구경 폭탄 /사진=미국 공군 방위군
바이든 대통령은 한때 사우디의 실세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국제 왕따'로 만들겠다며 사우디에 대한 적대감을 보였었다. 하지만 국제유가 급등 등으로 인한 자국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박 해결을 위해 사우디와 관계 복원에 나섰다. 또 이란 견제를 위해 사우디와 이스라엘 간 국교 수립도 추진 중이다. 양국의 수교 협상은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중단됐다. 이란과 사우디는 중동의 양대 경제 대국으로 경쟁 구도에 있다.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수교 대가로 한미 동맹 수준의 미국과 방위조약 체결, 민간 분야 원자력 개발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WSJ은 바이든 행정부가 사우디와 방위조약 체결을 위한 초안을 작성 중이고, 사우디가 민간 원자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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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의 이런 노력에도 사우디가 가자지구 휴전 협상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거란 지적도 존재한다.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수교 협상 재개 조건으로 이스라엘에 팔레스타인을 독립국가로 인정하는 '두 국가 해법' 인정을 내세우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스라엘은 우호국인 미국마저 '두 국가 해법' 지지를 표명한 상황에서도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수립을 반대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팔레스타인 국가 건립에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