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 들고 있었을 뿐인데"…미국 뉴저지 20대 한인, 경찰 총격에 사망

머니투데이 민수정 기자 2024.08.0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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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미국 뉴저지주 호보컨역 인근에 구급대원과 경찰이 출동했다. 사진과 기사는 관련 없음./사진=뉴스1지난 2016년 미국 뉴저지주 호보컨역 인근에 구급대원과 경찰이 출동했다. 사진과 기사는 관련 없음./사진=뉴스1


미국 뉴저지에서 평소 조울증을 앓던 한인 여성이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하면서 경찰 과잉 진압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8일(현지시간) 뉴저지 현지 언론 및 검찰청에 따르면 뉴저지주 포트리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던 한인 여성 빅토리아 이(26)는 지난달 28일 새벽 자택으로 출동한 경찰관 총에 맞아 숨졌다.

유족 측 성명에 따르면 28일 오전 1시쯤 이씨는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였다. 지난 2017년 조울증 진단을 받은 그는 당시 침대에서 구르고 소리를 지르는 등 이상행동을 보였다고 한다.



이씨가 병원에 가보라는 모친의 권유를 거부하자 이씨의 오빠는 동생을 병원에 옮기기 위해 구급차를 불렀다. 911 측에서는 규정상 구급대와 경찰이 동행한다는 사실을 알렸고, 이를 알게 된 이씨가 갑자기 흥분하며 작은 접이식 칼을 들었다고 한다. 혹시라도 경찰이 오해할 수도 있단 생각에 이씨 가족은 경찰에 이 상황을 알렸다고 전했다.

문제는 그다음부터였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신고자인 이씨의 오빠를 밀친 뒤 현관을 부숴 집 안으로 진입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은 이씨를 가슴 부위를 향해 총을 발사했다. 이씨는 당시 칼 대신 18ℓ짜리 물통을 들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병원으로 이송된 이씨는 당일 오전 1시58분쯤 사망했다.

유족은 경찰이 진입을 시도할 무렵 이씨가 칼을 현관문에서 약 2m 떨어진 곳에 떨어뜨린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당초 요청했던 구급차는 현장에 없었으며 이씨가 총을 맞은 후에도 의료진이나 구급대원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검찰에 따르면 총을 발포한 경찰관은 '토니 피켄스 주니어'로 밝혀졌다. 뉴저지주 검찰은 현재 해당 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지난 5월에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정신질환을 앓던 한인 남성이 경찰에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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