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모으는 '나는 솔로' 세 번째 돌싱 특집이 걱정되는 점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2024.08.09 09:12
글자크기
/사진=SBS PLUS, ENA/사진=SBS PLUS, ENA


'나는 솔로'의 레전드 특집이 돌아온다. 앞선 두 특집이 역대급 캐릭터와 역대급 마라맛으로 '나는 솔로'의 중흥을 이끌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제작진 역시 그 무게감이 주는 의미를 알고 있다. 다만, 자극에 취해 '나는 솔로'의 본질을 잊어서는 안된다.

지난 7일 방송을 끝으로 '나는 솔로'의 21기가 막을 내렸다. '최커'(최종 커플)가 두 커플 탄생했지만, '현커'(현재 커플)는 한 커플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솔로' 시청자들은 아쉬움보다 새로운 기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나는 솔로'의 역사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돌싱 특집이 귀환하기 때문이다.



매 기수 특정 콘셉트에 맞춰 출연진을 선정하는 '나는 솔로'에서 시청자들에게 큰 반응을 일으키는 두 특집은 '모태 솔로'와 '돌싱' 특집이다. 모태 솔로 특집이 모태 솔로 특유의 답답함과 풋풋함 사이에서 매력을 뽑아낸다면 돌싱 특집은 이미 결혼을 경험해 본 사람들의 과감함과 직진하는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지금까지 총 두 번의 모태솔로 특집과 두 번의 돌싱 특집이 진행됐고, '돌싱 특집'은 이번이 세 번째다. 첫 특집은 10기, 두 번째 특집은 16기였다. 각각의 기수에서 정확하게 6기수씩 차이가 나는데 앞으로도 이런 규칙이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사진=SBS PLUS, ENA/사진=SBS PLUS, ENA
앞선 두 번의 '돌징 특집'은 매번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첫 방송인 10기에서는 '그대좌' 영식, '손풍기좌' 영수, '80억 자산가' 정숙 등 개성 강한 캐릭터는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이들은 이후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식지 않는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10기는 당시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나는 솔로'가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줬다.

지난해 이즈음 방송됐던 두 번째 돌싱 특집 16기는 그야말로 '도파민 대잔치'였다. 처음에는 '나는 솔로'의 주제에 맞게 돌싱들의 사랑 찾기가 이루어지나 싶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출연자들 사이의 갈등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남규홍 PD를 향해 "연애 프로그램이 아니라 사회 실험을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쏟아지기도 했다. '나는 솔로' 역사상 가장 긴 11주를 방송한 16기는 6.5%의 역대 최고 시청률 기록을 세웠다. 많이 주목받지 못하는 SBS PLUS, ENA에서 이뤄낸 의미 있는 기록이었다.


'나는 솔로'의 경쟁자로는 MBN '돌싱글즈'의 여섯 번째 시즌이 꼽힌다. 지난 7월 다섯 번째 시즌을 마친 '돌싱글즈'는 촬영을 마치고 9월 첫방송을 준비 중이다. 시간이 겹치지는 않지만, 돌싱들이 출연하는 연애 리얼리티라는 점이 유사하기 때문에 화제성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공교롭게도 '나는 솔로' 돌싱 특집이 방송될 때는 비슷한 시기에 '돌싱글즈'가 방송됐다. 이번 대결의 승자 역시 누가 될지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사진=SBS PLUS, ENA/사진=SBS PLUS, ENA


아직까지는 '나는 솔로' 돌싱 특집이 주는 기대감이 조금 크다. '돌싱글즈'의 정보가 많이 공개되지 않았을뿐더러 앞서 돌싱 특집이 남긴 임팩트가 워낙 강했기 때문이다. 제작진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앞선 두 차례에서 강한 밈으로 자리잡은 부분을 편집해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다만, '돌싱 특집'이 주는 기대감에 부응하기 위해 자극적인 부분만을 강조해서는 안 된다. 기본적으로 연예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나는 솔로'에 사람들이 출연하는 이유는 사랑을 찾기 위함이다. 시청자들 역시 기본적으로 사랑과 사람을 둘러싼 다양한 감정이 오고가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솔로'에 참가한 출연자 중 악의적인 편집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임에도 일부러 논란을 만들려는 연출이 자주 등장하며 시청자들 역시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방송의 재미를 위한 연출이라고 해도 출연자 보호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선을 지켜줘야 한다.



앞선 두 차례의 돌싱 특집이 워낙 강한 임팩트를 남겼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이를 충족 시켜준다는 이유로 출연자들을 소모품 취급해서는 안 된다. 나아가 '나는 솔로'의 남규홍 PD에 대한 여러 잡음도 들려오는 만큼 더더욱 신중한 모습이 요구된다. 돌아오는 레전드 '돌싱 특집'은 걱정을 씻어내고 기대한 모습만을 보여줄 수 있을까.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