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TV에 '구독료 없는 OTT' 공짜 콘텐츠 심는 이유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2024.08.09 06:05
글자크기
글로벌 FAST 시장 규모 성장 추이/그래픽=김지영글로벌 FAST 시장 규모 성장 추이/그래픽=김지영


글로벌 양대 TV 제조사인 삼성전자 (64,400원 ▼1,900 -2.87%)LG전자 (104,400원 ▲2,000 +1.95%)가 '무료' 영상 시청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TV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서면서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사업에 나서는 것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삼성TV플러스와 LG채널이라는 이름의 'FAS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종의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인 셈인데, 소비자들은 가입없이 별도의 비용을 제공하지 않고 수천개의 TV 채널과 예능, 영화 콘텐츠 등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TV 시장 둔화가 FAST 시장 성장의 배경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9년까지 글로벌 TV 시장은 평균 0.29% 매년 역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전체 TV 출하량도 2억대에 채 미치지 못했다고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집계했다.
하드웨어 판매가 주춤하자 TV 제조사들이 광고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방안을 고안해 낸 것이다. 시청자들이 채널을 이용하기만 하면 반복적이고도 주기적으로 제조사들이 수익을 창출 할 수 있다.

OTT 종류가 많아지고, 구독료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무료 콘텐츠 시장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것도 TV 제조사들이 FAST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올리게 된 원인 중 하나다. 자사 TV를 판매하지 않더라도, 다른 TV제조사에도 운영체제(OS)를 판매하며 FAST 수익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타이젠 OS를 독일 기반의 명품 TV 브랜드 로에베 '스텔라'에 탑재했다. 이 외에도 호주의 템포, 튀르키예 아트마차 등에 OS를 공급한다. LG전자는 TCA, KONKA 등에 자사 스마트 TV OS 인 '웹OS'를 공급한다.



두 회사는 FAST 콘텐츠에서 차별성을 두며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무료 콘텐츠 특성상 최신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엔 한계가 있는데, CP(콘텐츠제공사업자)사와 계약을 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직접 콘텐츠를 선별해 구매 후 공급하는 식이다. LG전자는 이같은 프리미엄 채널을 미국(LG채널쇼케이스), 유럽(LG원)에서 제공 중이다.

현재 삼성 TV 플러스는 전 세계 27개국에 3000여개의 채널과 4만5000여개의 VOD(주문형비디오)를 제공한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누적 시청 시간이 약 50억 시간에 달한다. LG전자는 29개국에서 3800여개의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연내 영화나 드라마 등 VOD 콘텐츠를 3000여편 확대한단 계획이다. 아울러 삼성 TV 플러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지상파 3사와 CJ ENM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LG채널은 4K VOD를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스태티스타는 FAST 시장이 지난해 72억달러에서 2027년엔 118억3000만달러에 달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FAST 서비스는 수익 창출에 더해 자사 TV 생태계를 넓히는 효과를 준다"며 "TV 제조사들의 플랫폼 경쟁력 강화 투자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