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흑자여도 누적적자는 41조…한전 웃을 수 없는 이유

머니투데이 세종=최민경 기자 2024.08.08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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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흑자여도 누적적자는 41조…한전 웃을 수 없는 이유


한국전력공사가 올해 2분기 1조2503억원 규모 영업이익을 내면서 4분기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 그러나 자회사 실적을 뺀 별도 기준으론 적자를 내면서 재무개선은 앞길이 막막한 상황이다. 한전의 누적 적자도 여전히 40조원대를 기록 중이다.

한국전력은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조25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고 8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0조4737억원으로 4.3% 늘었다.



지난해 세 차례 요금 인상과 연료 가격 안정화가 반영됐다. 한전의 1~6월 전력판매단가는 kWh(킬로와트시)당 158.4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5% 높았다. 같은 기간 전력도매가격(SMP)은 kWh당 128.8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4.6% 낮았다.

다만 마냥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4개 분기 연속 흑자가 발생했지만 분기별 영업이익 규모는 감소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2분기 928억원 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해 3분기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판매단가 하락 등으로 전기판매수익이 떨어졌지만 전력구입비는 그만큼 떨어지지 않은 탓이다.



특히 2분기 기준 한전의 누적 적자는 41조867억원이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총 부채도 200조8555억원으로 연간 이자 비용만 4조~5조원 수준이다.

현재 한전은 채권 발행과 자회사 배당금 등을 통해 간신히 버티고 있다. 지난 6월부터 매달 채권을 발행해 이달 기준 누적 3조6000억원 규모의 신규 채권을 발행했다. 현재 한전채 잔액은 75조3000억원으로 발행 한도 87조6000억원의 턱밑까지 찼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인한 중동 불안이 가중되면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치솟을 수 있는 것도 한전 재무개선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요금 인상 없이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할 경우 한전은 다시 전기를 팔수록 손해를 보는 '역마진' 구조로 돌아갈 수 있다.


실제로 2분기 유연탄 가격은 톤당 135.5달러로 전분기 대비 7.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액화천연가스(LNG) 가격도 21.5% 증가했다. 2분기 환율 역시 전분기 대비 3.1% 증가하며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여기에 정치권에서 누진제 완화를 포함 혹서기 전기요금 부담을 줄일 것을 촉구하면서 한전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올해 7~8월 여름철에 한시적으로 누진 요금제를 조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 관계자는 "2분기 별도 기준으로 적자 전환이 되는 등 한전 재무상황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라며 "자구노력 이행과 함께 전력구입비 절감 등 전기요금 원가 감축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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