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으라 해봐" 자신하더니…'밀양 가해자' 신상공개 유튜버 구속

밀양 집단 성폭행 가해자 신상을 공개한 유튜버 전투토끼가 구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유튜브 채널 '전투토끼' 캡처

밀양 집단 성폭행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한 유튜버 전투토끼가 구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뉴스1에 따르면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날 유튜브 채널 '전투토끼'를 운영 중인 A씨(30)를 구속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창원지방법원 정지은 영장전담판사는 전날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끝에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지난 6월부터 유튜브를 통해 밀양 성폭행 가해자 다수의 신상을 당사자 동의 없이 무분별하게 공개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을 받는다. A씨는 체포 전 자신이 붙잡힐 것을 우려하는 팬에게 "제가 그렇게 허술하게 했을까. 그럼 진즉에 잡혔을 것이다. 잡으라고 해봐라. 잡히나"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은 A씨가 당사자의 동의 없이 개인 신상을 무단으로 공개해 명예를 훼손했다는 취지의 고소·진정이 접수돼 수사에 나섰다. 고소·진정인 사건 중에는 밀양 성폭행 사건과 무관하거나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피해를 본 이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속된 유튜버 전투토끼 채널. 현재는 밀양 성폭행 사건 관련 영상이 모두 삭제된 상태다. /사진=전투토끼 유튜브 채널.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은 지난 2004년 발생했다. 고등학교 남학생 44명이 1년간 여중생 한명을 집단으로 성폭행하고 이를 촬영해 협박한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성폭행에 직접 가담한 일부를 기소했고 나머지는 소년부에 송치하거나 풀어줬다. 기소된 10명도 이듬해 소년부로 송치됐지만 보호관찰 처분 등을 받는 데 그쳤다.

지난 6월 유튜브에서는 밀양 집단 성폭행 가해자들에 대한 폭로전이 확산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엉뚱한 사람이 가해자로 지목돼 사이버 테러당하는 등 피해가 잇따라 발생했고, 피해자 측이 공개를 원치 않았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밀양 성폭력 사건 피해자 지원단체 중 하나였던 한국성폭력상담소는 당시 "유튜브 '00000'이 2004년 밀양 성폭행 사건 피해자(가족)의 동의를 구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피해자 가족 측과 직접 메일로 대화 나눴고 44명 모두 공개하는 쪽으로 대화가 마무리된 상태"라고 주장한 유튜브 OOOOO는(은) 이와 관련해 현재 영상 일부를 삭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