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이 약 3개월 만에 900원선을 오르내리며 강세를 보인 지난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사진=뉴스1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국경 간 엔화 차입은 2021년 말 이후 7420억달러(약 1020조원) 증가했다. ING에 따르면 일본에서 발생한 국경 간 대출은 올해 3월 현재 157조엔(약 1480조원)에 달해 2021년 대비 21% 증가했다. 물론 국경 간 차입이 모두 캐리 트레이드에 쓰인 것은 아니다.
기관 투기적 베팅 상당폭 청산…개인 등으로 확산되면
엔화 '바겐세일'이 끝나자 글로벌 증시가 퍼렇게 질렸다. 경기 침체 우려 속 일본서 싼 가격에 빌려 투자했던 자금이 빠져나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일본은행(BOJ)이 지난달 말 금리를 0.15% 인상한 데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경제·물가 추이가 전망대로 진행된다면 계속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말하면서 엔화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그래픽=뉴스1
그러나 헤지펀드 등 기관과 달리 개인을 비롯해 엔화 현금 기반의 매도 주체로 투매가 확산하면 보다 많은 청산이 발생할 수 있다. 도쿄의 JP모간 통화전략가 벤자민 샤틸은 "아무도 얼마나 큰지, 지금 얼마나 풀렸는지 정확히 모른다"며 "투기적 거래에 자금을 조달하는 가장 불안정한 엔 숏(엔화 매도) 포지션 중 일부는 해소됐으나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소시에테 제너럴 통화전략가 킷 저크스도 "세계가 본 적 없는 가장 큰 캐리 트레이드를 마무리하려면 몇몇 사람의 머리가 깨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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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및 엔화 가치 상승은 속도의 문제일 뿐 기정사실이다. 현재 달러당 146엔 정도인 엔화 환율이 3년 뒤인 2027년 30엔가량 내려갈(엔화 가치 상승)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시티은행 통화분석가 오사무 타카시마는 "현재의 조정은 끝의 시작일 뿐"이라며 "엔화가 2026년까지 달러 대비 129엔에 도달한 후 이듬해 116엔에 도달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또 다른 JP모간 통화전략가 아린담 산딜리아는 "이전보다 속도는 느려져도 (엔화 가치 상승)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