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서울 빌라 매매가격지수는 전달 대비 평균 0.12% 올랐다. 지난 5월(0.03%)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한 것이다.
서울 빌라 매매가격은 4개월 연속 올랐다. 평균 3억4053만원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동남권 5억1198만원 △도심권 4억8044만원 △서북권 2억 9506만원 △서남권 2억7515만원 △동북권(2억7306만원) 등이다.
지난해 전세사기 확산으로 '빌라 포비아(공포증)'가 커지면서 빌라 시장은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 전세사기를 잡겠다며 HUG(주택도시보증공사)가 전세금반환보증 한도를 공시지가의 150%에서 126% 수준으로 낮추자 전세보증금 하방 압력이 커졌다.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일부 돌려줘야 하는 상황에 처한 집주인들은 울며겨자먹기로 빌라를 낮은 가격에 매물로 내놨지만 수요가 없었다.
빌라의 투자가치가 떨어지면서 빌라를 짓는 사람도 줄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다세대 인허가 실적은 1223가구에 그쳤다. 1년 전(1667가구) 대비 26.6%(444가구) 감소한 것이다. 이 기간 연립주택 인허가 실적은 446가구에서 74가구로 83.4%(372가구)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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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을 시작하는 '착공' 물량도 마찬가지로 크게 줄었다. 다세대 '착공'은 같은 기간 2912가구에서 1692가구로 41.9%(1220가구) 줄었다. 연립 착공물량은 지난해 상반기 524가구에서 올해 상반기 136가구로 74%(388가구) 급감했다.
인허가와 착공 물량이 줄어들면 공급이 부족해진다. 공급이 부족하면 가격이 오른다. 빌라 가격이 반등을 시작한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사기를 잡겠다고 나온 정책들이 빌라 집주인들을 힘들게 하면서 빌라의 투자매력이 크게 떨어졌고, 신축 아파트보다 극단적인 공급부족 현상이 빌라 시장에서 일어날 수 있다"며 "빌라 임대차-매매 시장이 무너진 부작용이 벌써 나오고 있어 서민들의 주거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