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뉴스1) 박정호 기자 = 탁구 국가대표 주세혁 감독이 26일 오전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 선수촌로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챔피언하우스 대강당에서 열린 2024 파리하계올림픽 D-30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6.26/뉴스1
주 감독이 이끈 한국 대표팀은 지난 7일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올림픽 남자탁구 단체전 8강에서 중국에 0대 3으로 패했다.
한국 남자탁구는 지난 38년간 단체전에서 중국에 매번 덜미를 잡혀 왔다. 우승후보인 중국을 8강에서 만나면서 12년 만의 메달 획득도 무산됐다.
[파리=AP/뉴시스] 조대성과 장우진이 7일(현지시각)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남자 단체전 중국과의 8강전 1복식에서 마룽-왕추친 조와 경기하고 있다. 조대성-장우진이 0-3으로 완패하며 1경기를 내줬다. 2024.08.07
한국 탁구팀의 에이스 장우진은 "감독님이지만 선배이고 형이라고 생각한다"며 "많은 감독님을 만났지만 주 감독은 역대 대표팀 감독 중 가장 선수들을 편안하게 대해주며, 이런 식으로 가야 한국 탁구가 발전할 수 있다는 걸 많이 증명해줬다"고 말했다.
중국 언론도 중국팀의 선전과 한국팀 감독이 토로한 아쉬움을 비중있게 전했다.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언론 보도를 인용해 "주 감독이 인터뷰 도중 눈물을 보였으며 중국팀에 대한 도전이 어렵다는 심경을 솔직하게 밝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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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밍망 역시 "한국의 탁구감독은 중국을 초반에 만나게 된 대진표 추첨이 선수들의 메달 획득 여부를 결정짓게 되는 현 상황에 안타까움을 표했다"며 "의지를 잃지 않고 중국에 도전하는 선수들에 대해서도 강한 신뢰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한국 탁구 대표팀의 경기 소식을 전한 중국 포털 바이두 화면 캡쳐.
한 네티즌은 "(한국은) 중국 팀에게 괴롭힘을 당할 때마다 중국 남자축구를 생각하시면 행복하실 것"이라며 "의지가 약한 우리 축구감독은 100번을 져도 울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다른 네티즌은 "중국인들은 축구를 보며 20년 넘게 울어왔다"고 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지난번 패배를 보고는 정말 분노의 눈물과 콧물이 동시에 흘렀다"고 말했다.
"국민의 영광인 탁구를 말하는데 국민의 수치인 축구 얘기를 하지 말아달라"는 댓글도 다른 중국인 네티즌들로부터 수천개의 동의를 받았고, 자국 축구팀에 대해 "운동선수도 아닌 해삼과 흰 닭들"이라는 원색적 비난도 나왔다.
중국 국가대표 축구팀에 '해삼'이라는 표현이 뒤따르는 이유는 따로 있다. 지난해 중국 국가대표팀이 평가전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북중미 월드컵 예선전 등에서 졸전으로 일관하자 역시 비난이 크게 일었다. 그러자 한 선수가 견디다 못해 본인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우리도 합숙 기간 해삼을 먹어가며 열심히 훈련했다"고 반발했다.
선수 입장에서야 세심하게 체력관리를 하며 대회에 임했다는 하소연이었겠지만 이 발언은 축구 비판여론에 외려 기름을 부었다. 중국인들은 "보통 사람들은 쉽게 먹기 힘든 고가 식재료인 해삼을 먹으면서 훈련하고도 그정도 경기력밖에 보이지 못했느냐"고 지적했다. 해삼은 그대로 중국 국가대표 축구팀의 또 다른 별명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