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엔터 경영권 인수 당시 경쟁자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하이브의 공개매수가(12만 원)보다 높게 설정·고정해 시세를 조종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2024.7.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사진=(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장대규)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김 위원장을 구속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홍은택 카카오 전 대표, 김성수 카카오엔터 전 대표는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 "김범수, 하이브 SM엔터 공개매수 저지 직접 지시…카카오 임직원 조직적 범행·증거인멸"
(성남=뉴스1) 김영운 기자 =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공모 의혹으로 구속되면서 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또한 김 위원장이 추진해왔던 그룹 쇄신 작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사진은 24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아지트의 모습. 2024.7.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성남=뉴스1) 김영운 기자
검찰은 김 위원장의 지시를 받은 카카오 임직원들이 조직적인 증거인멸과 사법기관 수사에도 비협조적으로 나섰다고 했다. 이들은 수사기관 수사에 대비해 하이브 공개매수 저지 목적이 없었다고 미리 입 맞추기를 하고, 하이브 인수에 관해 논의한 카카오워크 대화방을 삭제하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인멸을 했다는 것.
또 이들은 변호사 자격을 가진 임직원 등이 허위의 법률적 논리를 세운 변명을 고안해내도록 하고, 이를 임직원 전체가 공유하며 그대로 수사기관에서 허위 답변한 것도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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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시세조종 혐의' 1일->4일…검찰 "카카오엔터 경영난 타개 위해 조직적 범행"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카카오 창업주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07.22. [email protected] /사진=홍효식
검찰은 김 위원장이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원아시아파트너스 등과 함께 이 기간 363회에 걸쳐 원아시아파트너스 명의로 약 1100억원의 SM엔터 주식을 고가매수·물량소진 주문해 시세조종을 했다고 봤다.
또 같은달 28일에는 홍 전 카카오 대표, 김 전 카카오엔터 대표와 공모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 명의로 190회에 걸쳐 약 1300억원 규모의 SM엔터 주식을 사들였다고 판단했다.
김 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 원아시아파트너스의 SM엔터 보유 지분이 '5% 이상'에 해당돼 주식 당국에 대량 보유 보고를 해야하는데도 원아시아파트너스의 보유 지분을 숨긴 채 보고하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카카오그룹이 카카오엔터의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SM엔터 인수에 나설 필요성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카카오엔터는 2022년 자산이 2조9248억원이었으나 부채가 약 1조5518억원에 이르고 당기순손실이 약 4380억원에 이르는 등 경영난을 겪었다. 검찰은 이에 카카오가 현금성 자산이 풍부하고 경영 상황이 양호한 SM엔터를 인수하게 해 카카오엔터의 경영 상황을 개선하고자 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카카오그룹이 시세조종을 통해 하이브의 공개매수·SM엔터 인수를 막으면서 약 5770억원의 현금과 약 4339억원 상당의 처분 가능 자산을 보유하고 있던 SM엔터 경영권을 인수하는데 성공했다고 봤다.
검찰 관계자는 "카카오의 범행으로 국내 대기업도 시세조종을 통해 시장 정보를 왜곡해 공개매수를 실패시킬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줘 국내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를 상실시키고 질서를 심각하게 교란했다"며 "카카오와 하이브의 공개매수·대항공개매수를 통한 SM엔터 인수전 및 그로 인한 SM엔터의 주가 상승을 기대하며 일반투자자들이 고가에 매수한 SM엔터 주식은 현재 폭락해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큰 피해를 끼쳤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은 하이브와 카카오가 SM엔터 인수를 둘러싸고 서로 공개매수 등으로 분쟁을 벌이자 지난해 10월과 11월 김 위원장 등 카카오 경영진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이후 검찰은 경기 성남시에 있는 카카오 판교아지트 소재 카카오그룹 일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고, 지난달 김 위원장을 비공개소환해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김 위원장이 "증거인멸과 도주 염려가 있다"며 지난달 23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