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하이닉스 반등 달렸다, AI 거품론 깰까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24.08.0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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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024년 3월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진행된 엔비디아 주최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4'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을 겨냥한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제품명 B200)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 AFPBBNews=뉴스1.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024년 3월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진행된 엔비디아 주최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4'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을 겨냥한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제품명 B200)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 AFPBBNews=뉴스1.


전 세계 주식시장이 대폭락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이달 말 이뤄질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에 이목이 쏠린다.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내놓는 수치와 발언에 따라 증시 향방이 결정될 수 있어서다. 급락 충격을 겪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의 반등 여부도 엔비디아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7월 이후 엔비디아 주가 추이.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7월 이후 엔비디아 주가 추이.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오는 28일(현지 시각) 올해 2분기(5~7월) 실적을 발표한다. 1분기 실적 발표 때 제시한 2분기 실적 가이던스는 280억달러(약 38조5392억원)다. 1분기 매출 260억4000만달러보다 8% 증가할 것이란 추산이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2분기 매출과 조정 주당순이익(EPS) 예상치는 285억6000만달러와 0.6403달러에 형성됐다. 1분기 EPS는 6.12달러였는데 2분기부터는 6월 초 10대1 액면분할을 단행한 결과가 반영된다.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2분기 실적과 3분기 가이던스를 발표한다면 폭락장의 요인 중 하나인 AI(인공지능) 과잉 투자 우려를 불식할 수 있다. 반대로 기대를 밑돌 경우 AI 거품론에 힘이 실리며 대형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올 들어 고공 행진한 엔비디아 주가는 7월 중순부터 하락세로 전환했다. 7월10일 종가 134.91달러를 찍은 이후 이날까지 하락률이 23%에 달한다. 당분간 지지부진한 흐름이 예상되는 가운데 실적 발표가 주가 향방을 결정하는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블랙웰. /사진=엔비디아 홈페이지.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블랙웰. /사진=엔비디아 홈페이지.
엔비디아가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이슈들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 지도 관심사다. 최대 현안은 차세대 AI 가속기 블랙웰의 설계 결함과 출시 연기의 사실 여부다. 이 내용은 지난 2일 IT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엔비디아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블랙웰 설계 결함을 인정한다면 출시 시점이 4분기에서 내년 1분기로 밀릴 수 있다. 향후 실적 전망치 수정이 불가피한 중대 변수다. 블랙웰 출시 지연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고대역폭 메모리) 공급 차질로도 이어질 수 있다.

삼성전자의 HBM 퀄(인증) 테스트 통과 여부에 대한 언급도 이뤄질 수 있다. 이날 로이터는 삼성전자의 HBM3E(5세대 HBM) 8단 제품이 엔비디아의 퀄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아직 테스트가 진행 중이라며 해당 보도를 부인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3사(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중 유일하게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지 못하고 있다.

반독점 조사와 관련한 의혹을 해소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국 법무부는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판매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엔비디아의 올해 4월 이스라엘 스타트업 런에이아이 인수가 반독점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별건으로 조사 중이다. GPU(그래픽처리장치)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경쟁 제한 행위에 대한 조사를 펼친 프랑스 경쟁당국은 조만간 엔비디아를 기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이은 사법 리스크는 엔비디아가 단기에 해결할 수 있는 이슈가 아니지만, 적극적 대응 등 입장이 나와야 시장의 우려를 불식할 수 있다. AI 반도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한 엔비디아는 반경쟁 논란과 의혹을 피할 수 없고, 다른 국가들에서도 사법 리스크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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