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나면 오르던 'M7' 주가 왜 이래"…한달간 시총 3400조 증발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24.08.0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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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급등 부담·경기침체 공포에 주가↓,
7월 최고점 대비 시장가치 15% 감소…
'AI 회의론' 엔비디아·MS 등 하락폭 커…
오는 28일 엔비디아 실적발표에 쏠린 눈

올 들어 미국 뉴욕 증시 랠리를 주도했던 '매그니피센트7'(M7·대형 기술기업 7곳)의 시가총액이 최근 1개월간 3500조원 가까이 증발했다./AP=뉴시스올 들어 미국 뉴욕 증시 랠리를 주도했던 '매그니피센트7'(M7·대형 기술기업 7곳)의 시가총액이 최근 1개월간 3500조원 가까이 증발했다./AP=뉴시스


'AI(인공지능) 붐'이 일면서 올 들어 미국 뉴욕 증시 랠리를 주도했던 '매그니피센트7'(M7·대형 기술기업 7곳)의 시가총액이 최근 1개월간 3500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주가가 단기간 과도하게 올랐다는 경계감이 확산하던 차에 미국발 경기침체 가능성이 제기되자 '패닉셀(공황매도)' 현상이 나타나며 빅테크 기업들의 시장 가치가 크게 하락한 것이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금융정보업체 퀵·팩트세트 자료를 인용해 6일 현재 M7의 시가총액 합계는 14조2000억달러(1경9600조원)로 지난 7월 최고점 대비 약 15%(2조5090억달러·약 3460조원)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M7은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MS)·애플·알파벳(구글 모회사)·아마존·테슬라·메타 등 미국의 대형 기술기업 7곳을 말한다.



지난 5일 하루에만 M7 시가총액이 장중 1조달러(약 1380조원) 이상 감소하기도 했다. 이날 발표된 서비스업 경기지표 개선으로 한국·일본·대만 등 아시아 주요 증시와 같은 대폭락 사태는 면했지만 투자자들의 공포가 여전해 매도 주문이 쏟아졌다. 6일 S&P500지수, 나스닥지수 등이 상승 마감하며 시장이 반등에 성공했지만 M7 등 기술주의 회복세는 약했다.

6일 현재 M7의 시가총액 합계는 14조2000억달러(1경9600조원)로 지난 7월 최고점 대비 약 15%(2조5090억달러·약 3460조원) 감소했다./그래픽=김다나6일 현재 M7의 시가총액 합계는 14조2000억달러(1경9600조원)로 지난 7월 최고점 대비 약 15%(2조5090억달러·약 3460조원) 감소했다./그래픽=김다나
업체별로는 엔비디아의 주가 하락과 시가총액 감소가 가장 두드러졌다. 7월11일 장중 136달러를 넘어섰던 엔비디아 주가는 6일 현재 104달러대로 23% 이상 빠졌다. 시가총액은 고점 대비 5600억달러 이상 줄었다.



MS도 7월 고점(478달러대) 대비 주가가 15% 가까이 하락하며 시가총액이 5000억달러 이상 날아갔다. 애플과 알파벳, 아마존 역시 주가가 미끄러지며 각각 4000억달러 안팎 시총이 줄었다. 테슬라와 메타는 각각 1000억달러 안팎 시가총액 감소를 기록했다.

최근 M7의 시장가치 급락 배경에는 실적 발표가 있다. 엔비디아를 제외한 6개사가 잇따라 2분기(4~6월) 실적을 공개했는데 이들 기업은 AI에 대한 선행 투자를 가속한다면서도, 투자가 어떻게 이익 실현으로 이어질지와 관련해선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했다.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AI에 대해 "시간을 들여 수익화한다"고만 밝혔다. MS와 아마존은 AI 매출을 언급하지 않았다.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 후 AI 투자 효율에 대한 회의적인 견해가 확산했다고 닛케이는 진단했다.

시장의 관심은 오는 28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에 쏠려 있다. 엔비디아의 실적이 전망치에 부합하거나 이를 웃돌면 AI 회의론이 수그러들겠지만, 시장 기대에 못 미칠 경우 기술주 전반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로이터=뉴스1시장의 관심은 오는 28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에 쏠려 있다. 엔비디아의 실적이 전망치에 부합하거나 이를 웃돌면 AI 회의론이 수그러들겠지만, 시장 기대에 못 미칠 경우 기술주 전반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로이터=뉴스1
골드만삭스가 최근 공개한 '과잉투자에도 과소이익?'이라는 제목의 투자보고서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 보고서는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이 1조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을 지출한 결과가 저임금 수작업을 대체하는 것이라면 효율을 중시했던 과거의 기술투자와는 정반대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대런 아세모글루 교수는 "전체 시장의 5% 이하만이 AI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오는 28일 엔비디아의 실적(5~7월 분기) 발표에 쏠려 있다. 엔비디아의 실적이 전망치에 부합하거나 이를 웃돌면 AI 회의론이 수그러들겠지만, 시장 기대에 못 미칠 경우 기술주 전반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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