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볼버'의 전도연./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여느 배우들처럼 애써 포장하지 않았다. 솔직하게 툭툭 자신의 심경을 털어냈다. 감추고 해명하느라 진땀 빼기보다 있는 그대로를 얘기했다. '실례는 아닐까?'보다 '차라리 이게 낫지'라는 생각을 들게 한 배우 전도연이다.
전도연이 오는 7일 개봉하는 영화 '리볼버'(감독 오승욱, 제작 사나이픽쳐스)로 관객들과 만남을 앞두고 있다. '리볼버'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수영(전도연)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리볼버' 개봉에 앞서 아이즈(IZE)가 전도연을 만나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영화 '리볼버'의 전도연./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잘 될 거라는 믿음에 굉장히 설렌다. 잘 됐으면 좋겠다. 언론 시사회 때 더 떨렸던 것 같다. 호불호가 분명히 있겠지만, 이 정도 반응이면 괜찮지 않나 싶다. 살짝의 기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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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점에서 호불호라는 표현을 쓴 건가.
▶ 액션 영화를 기대하신 분들도 있을 것 같다. 액션, 누아르보다는 감독님이 의도를 한 건지 안 한 건지 모르겠지만 블랙코미디적 요소도 있다. 저는 새로운 장르를 봤다. 그런 면에서 호불호가 있는 것 같다. 오승욱 감독님이 '무뢰한' 때문에 이번 '리볼버'를 어둡고 장르적으로 생각했을 텐데, 오승욱 감독답지 않은 영화가 나온 것 같다.
-'리볼버'의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가.
▶ 감독님하고 유쾌, 상쾌, 통쾌한 이야기를 해보자고 그랬다. 시나리오 받았을 때 저는 '무뢰한' 여자 버전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내가 하는 게 맞나?' 싶었다. '무뢰한'과 이미지가 많이 겹쳐서 반복적이지 않을까 우려했다. 감독님이 '무뢰한'과는 다르다고 했는데, 제가 받아들이기에는 비슷한 분위기가 많이 느껴졌다. 저는 (이미지 등이) 중복되는 것을 피하고 싶었는데, 4년 전 (함께 하자) 약속이 있어서 하게 됐다.
-오승욱 감독의 새 작품을 4년이나 기다렸다. 출연 약속까지도 해줬다. 오 감독의 매력은 무엇일까.
▶ 감독님의 매력, 좋아하는 이유가 기교 없는 투박함이 좋았다. 클래식하게 느껴졌고, 예전에 보아온 색을 지금도 고전적으로 갖고 있지 않나 싶다.
영화 '리볼버'의 전도연./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감독님한테, '이렇게 재미있는 영화였어요?'라고 했다. 한편으로는 당황스럽기도 했다. 시나리오와 톤이 달랐다. 그게 좋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했다. 저는 감독님이 새롭게 뭔가를 만들어 내셨구나 싶다. 관객들은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기대를 해봅니다.
-시나리오와 완성본의 분위기가 다르게 느껴졌던 '리볼버'. 촬영 중에 감독과 있던 오해는 없었는가. 또 오해가 있었다면 어떻게 조율해 촬영했는가.
▶ 대본을 받았을 때 (오해) 있었다. '감독님이 말씀하신 그 대본이 맞습니까?'라고 했다. '무뢰한'을 찍을 때는 감독님에 대한 의심도 많았다. 글은 날카로운 반면, 현장에서는 타협하고 가니까. 그래서 '이 글 감독님이 쓰신 거 맞아요?'라고 했다. 이 작품을 하기로 받아들일 때는 감독님이 원하는 거 원 없이 해드리고 싶었다. 내가 할 수 없더라도 감독님이 하고 싶은 거 다 해드리고 싶었다.
-'리볼버'에서 전도연의 연기가 냉담, 무표정이 많다. 표정이나 대사 톤은 어떻게 조절했는가.
▶ 대본을 받았을 때, 여자 버전의 '무뢰한'이라고 생각했다. 감독님과 전작을 같이 해서 어떤 차별화를 둘지 고민했다. 감정을 걷어내면 어떨까 싶었다.
영화 '리볼버'의 전도연./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리볼버' 촬영 때 힘든 점은 없었는가.
▶ 앵무새처럼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한다. 그때(촬영)는 '내가 이렇게 하고 있는 게 맞나'라고 의심하고 있었던 것 같다. 감독님한테 끊임없이 물어보면서 촬영한 것 같다. 감독님은 전도연의 새로운 얼굴을 찾아내고 싶었다고 했다. 감독님이 전도연의 얼굴을 하수영을 통해 어떻게 찾아내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이번 영화의 서사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있다면 무엇일까.
▶ 약속이 아닐까 싶다. 이 영화의 서사는 배우들의 얼굴인 것 같다. 이야기는 굉장히 심플하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이야기밖에 없다. 큰 사건, 대단한 액션이 있는 것도 아니다. '내 몫은 받아내겠다.' 이거다. 단순한 이야기다. 서사가 약하다고 할 수 있는데, 영화를 보고 나면 배우들의 서사가 느껴진다. 배우들이 많이 채워가는 게 아닐까 싶다.
-'리볼버'에서 임지연, 지창욱과 만나 호흡을 나눴다. 두 배우와 호흡은 어땠는가.
▶ (캐스팅 때) 지창욱, 임지연 씨가 한다고 해서 새로웠다. 촬영을 하고 나서는 '내가 지창욱이란 배우를 모르고 있었구나' 했다. 잘하는 배우였다. 첫 촬영 때 차 안에서 만나는 신을 찍었는데, 제가 보지 못한 연기, 캐릭터였다. 감독님한테 '전무후무 못 본 캐릭터'라고 얘기했다.
임지연 씨는 극 중 제가 출소 후 만난다. (임지연이) '언니'하고 등장하는데, 이 영화의 색이 확 입혀지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에너지를 받았다.
영화 '리볼버'의 전도연./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정재 씨는 정말 한결같은 사람이다. 늘 한결같은 것 같다. 그러기 쉽지 않은데. 항상 젠틀하고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정재 씨가 저희 현장에 있어 준 게 고마웠다.
-개봉에 앞서 홍보차 '핑계고'에 출연해 유재석과 티격태격 케미스트리를 뽐내기도 했다. 무엇보다 선 긋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이유가 있는가.
▶ 뭐가 없다. 그게 팩트다. 같은 학교 동기였다가 갑자기 만났다. 그 사람하고 저하고 선 자체가 없다. 선을 그은 게 아니라 그런 선이 없었다. 진짜다.
-유재석과는 앞으로 친하게 지낼 수 있을까.
▶'핑계고'까지 두 번 만났다. 저는 사람을 알아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